작년 4월부터 현장관리 개판에 서류업무과다에
속 터지게 하는 감독과 기타 한수원 직원놈들 덕분에
하루 기본 한 시간은 헛걸음 하게 만들고
최소 10년은 방치한 현장을 보면서 어떻게든 내 시간
내 몸과 마음을 깍아 내면서 버티는데, 소장은 사태의 심각함을
이해를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애써 눈을 돌리고 모른 척 하는
모습에 내 속은 터져나가고 자꾸 자기도 해야 할 업무를 떠넘긴다.
그러다가 첫 번째 블랙아웃이 왔는데, 웅촌숙소에서 엎드려서 서류작업
하다가 그대로 졸도에 가깝게 잠이 들고 깨어날 때, 머리가 무지 아팠다.
며칠도 안 되어서 퇴근 길을 가던 중 두 번째 블랙아웃까지 오니까, 정말 과로사를
당할 것 같고, 예전에도 울산 숙소에서 졸도를 했는데, 당시 주OO과장놈이
깨우거나 119 신고도 하지 않고 죽었다고 판단했는지, 그대로 출근해서 회사에
일하는 큰누나에게는 나더러 푹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때의 경험을 생각하니,
여기 서도 일하다가 뒤질 것 같아서 4시간이 넘어가는 출퇴근도 힘들고 해서
그만둔다고 하니, 당장 숙소를 옮겨주지 않고 몇 달을 버티다가 작년 2월 쯤,
발전소 근처에 이사를 했다. 출퇴근이 짧아지니, 진짜 시간이 많이 생길 줄
알았는데, 소장은 곧바로 전화업무를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감독에게 전화로 해도 되는 통화업무를 나에게 떠넘겼다.
그 통화를 하기 위해서 발전소 내부를 빨빨 거리면서 돌아다니다가
소음 때문에 밖에 나가서 감독에게 전달 사항을 전화로 했다.
그야말로 비효율적으로 일을 시키기 시작한 거다.
카톡이나 문자로 업무 내용 직접 보내도 되는데,
굳이 나를 중간으로 두고 전달하는 것이다.
그 전화 통화 한번 하기 위해서 길게는 30분, 짧게는 10분을 소모했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야 했다.
소장이라고 해도 밑에 계약 직원이 달랑 나 혼자다.
4명이 되어야 하지만 1명은 회사의 중요한 현장 일에 투입하고 1명은 이름만
달랑 올렸다. 실제 업무와 거리가 너무 멀었고, 회사에서 탈주 닌자도 있고
나더러 초반만 인수인계 현장 파악만 힘들고 나머진 편할 거라고 꼬셨지만,
인수인계는 거의 없고, 간단한 현장지도조차 만들지 않았다.
그 뒤는 그냥 맨 땅에 헤딩만 했다.
발전소 내에 있어야 할 제어장치는 밖에 있고, 유지 보수는 커녕, 노후화 끝판 상태.
앞업체, 그 앞앞업체, 그 앞앞앞업체, 최소 십 년은 알고도 모르는 척 한 건지,
아예 일을 하지 않은 건지, 어찌 되었든, 폭탄 돌리기 하다가 결국 내 앞에서 빵 터졌다.
요즘 부실시공 뉴스가 마구 나오는데, 그 정도로 심각한 사고까지 되진 않지만,
사고만 나면 배상책임을 확실히 나올 똥덩어리 그 자체였다.
그것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띨빵하고 개꿀만 빨고 있는 일용직 데리고 일하는데,
수면 시간이 더 줄어드니까, 결국 즐거운 인터넷 생활을 줄이기로 했다.
사실 잠은 마구 오는데도 짤줍줍 하느라, 억지로 잠을 참으려고 하는 나 자신을
보고서 생존욕구에 저녁 식사 후 자기 전에 폰을 가방에 넣거나, 꺼두기도 했다.
숙소를 옮겨서 조금 더 편해지기는 커녕, 소장의 행태가 심해지니,
회사에 불만을 토로 하고선 퇴사 의지를 보이는데, 4월 4일 재계약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큰 누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회사에선 소장에 계약에 대한 것을 전달했는데,
소장은 그것을 내게 전달하지 않고 일주일이나 지났다.
결국 일용직으로 일하기로 하고 언제든 탈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마이피를 통해 인터넷 줄이기 글을 다 읽어 보는데,
글을 통해서 나 자신이 많이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 대놓고 보였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따박따박 잘 적던 글이 후반으로 갈 수록
저녁 식사 사진을 사라지고 수면 시간 직전까지 되어서 야 겨우 글을 쓰는 것이
서류 업무에 시달려서 횡설수설로 쓰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참다 못 해 불만글도 많이 쓰고 대부분이 소장과 현장 개판, 일용직에 대한 적개심이
드러내고 있었다. 감독도 속 터지게 하고, 저번 주부터 문제가 많아 보였다.
인터넷을 줄임으로서 여유 시간을 만들고 여유 시간을 좀 더 알찬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생존을 위해 수면 시간에 몰빵 하기 급급했다.
어제 비만 오지 않았다면 조금 아프더라도 외출을 하려고 했다. 백수가 된 친구를 만나서
일용직이라도 시켜서 지금 일하고 있는 일용직 내치고 싶었다.
백수친구는 폰비도 못내서 전화가 끊어지고 보이스톡을 통해서 겨우 연락해서 좀 떠보니,
지금 일용직을 그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오버홀이 끝나면 그만둬야 한다.
진짜 내가 죽던 지, 발전소에서 누가 죽던 지, 누군 가는 죽어야 된다.
그래야 더 큰 사고가 안 난다.
인터넷 줄이기를 해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다.
잠은 최소 7~8시간을 자도록 하자.
짤줍줍은 많이 못했지만, 그래도 모아 놓은 것이 많아서 프린트도 많이 했다.
종이 모형도 서류 작업 하면서 틈틈이 많이 뽑았다.
물론 용지와 잉크는 내 돈 주고 사서 했다.
한 달 저녁 식사값이 10만이고 아침 식사값은 주지도 않는데, 별것도 아닌 것으로
약점 잡힐 까봐 내 돈 주고 내가 해결한다.
인터넷을 오래 하든. 적게 하든. 즐겁게 하고 싶다.
그리고 건강하게 탈주하고 싶다.
지난 대부분의 탈주는 임무 완료 후 너덜해진 몸뚱이만 남았다.
그래도 인터넷 줄인 시간만큼 내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이렇게 글 쓰는 것도 살아 있으니까, 쓰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