餓狼洞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다.
이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적고
또 그 정의를 실천하며 사는 사람은 더욱 적기 때문이다.

정의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 라고 한다.
그럼 사회마다 공동체마다 또 그 구성원마다 조금 식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 보편적인 정의(正義 justice)를 정의(定義 definition) 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정의(正義 justice)는

'나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타인의 자유가 나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상태'

라고 정의(定義 definition)하고 싶다.

아마 평화와 같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가 동등한 가치를 존중받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는 평등권과 기본권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럼 정의를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에게 관습적인 기득권이 있다면 포기하고, 보편적인 기본권이 있다면 싸워서라도 지키는 것이다.

신분제가 폐지되었을 때, 상층민이 하층민을 무시하고 하층민이 이를 수용해 버렸다면
신분제는 타파되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인 혹은 여성, 유색인종 참정권이 부여 되었을 때 스스로 투표를 포기했다면
주어진 권리는 아무 효력을 발생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정의는 결국 투쟁과 저항으로 이루어진다.

비폭력 무저항이 아니라 비폭력 저항이다.
http://starvewolf.egloos.com/7316736

하지만 때때로 정의는 자유를 통제함에서 이루어질 때도 있다.

헌법 37조 2항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한 경우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하지 못한다는 전제하에 ...

간혹 정의는 전체주의적인 흥분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예가 국수주의적인 애국심이다.

이른바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 정당한가?'라는 논쟁이다.

개인적으로 전제된 희생은 반대한다.

예상치 못한 희생이 결과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인정하지만,
특정인의 희생을 전제한 과정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여기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왜 많은 역사와 종교들이 자기희생을 가르치는가?

나보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더 정의로운 행동이 아닌가?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니 일단 나 자신을 이해해보자.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은 자아(EGO)와 자기(SELF)를 엄격히 구분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자아(EGO)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이다.

10대의 자아는 학생 혹은 자녀일테고, 40대의 자아는 사회인 혹은 부모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기(SELF)는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닌 본질적인 나'다.
10대의 EGO와 40대의 EGO는 다르지만, SELF는 동일한 나다.

SELF를 기독교적으로 설명하면 영(Soul Spirit)이고 불교적으로 말하면 불성(佛性 buddha-dhatu)이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나의 영, 불성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좀 더 거대한 존재의 일부이다.

그렇기에 나와 타인을 동등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비로소 자유의 경계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른 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다.

소위 황금율이라 불리는 가르침이 있다.

너 자신이 당해서 싫은 일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

너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대로 남에게 대접하라.

궁극적으로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에게도 남에게도 이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다.

위에서 나 자신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타인의 자유와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나의 자유와 기본권을 지키는 것과

일치할 때 비로소 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AVENOUSWOLF MY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