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주변이 초/중/고등학교가 밀집된 곳이라
손님 대부분이 학생 혹은 학부모가 많습니다. 아까 초등학생이
어머니랑 같이 와서 앞테이블에 앉아있다보니 본의아니게 대화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오늘 학부모 면담날이었나보더군요.
어머니가 "너 왜 친구랑 싸웠니?" 하면서 시작됩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아이 반에는 고아인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고, 이 아이는 고아가 불쌍해서
평소에도 잘해주고 친하게 지내다가 어느날 따돌림 당하는 걸 보고
도와주다가 싸움까지 번지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 이 이야기를 듣고 "아.. 요즘 그래도 이런 아이도 있구나"하고
흐뭇해했지요. 그런데 다음으로 이어지는 어머니의 콤보 어택이 문제였습니다.
"앞으로 그아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아라"
로 시작한 콤보의 주요 골자는,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거나
같이 놀면 너도 따돌림 당할거니까 그러지마라. 같이 따돌리지는 말고
그렇다고 친하게 지내지도 말고 도와주지도 말아라.
라고 하는데.. 와. 정말 할말이 없더군요.
이렇게 또 선량함과 바른길로 가려는 아이 하나를 부모가 망치는건가?
저런 부모를 보고 자라니 이 아이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구나.
이해가 안됩니다 정말.
어떻게 저런 발상을 할 수 있는거죠?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사는건가..
실제로 어떤 부모는 그러더군요
내 아이가 고아나 왕따와 어울리는 게 좋은 일이란 거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그렇게 굴어줄까?
같이 있다가 내 아이도 같이 싸잡혀서 왕따 당한다면, 이기적일지 몰라도 나는 내 아이만은 지키고 싶다
라고 오래전 다큐에서 본 게 기억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