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과연 세금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정책을 실시했을까요.
전 세금보다 더 중요한 이유 때문이라고 봅니다.
바로 사업자 등록을 통해 집계되는 창업 수 이죠.
제가 알기론 사업자 등록을 하면 어플을 하나만, 아니 한 개도 만들지 않아도 창업으로 잡힙니다.
정부는 어떻게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뭔가 성공적인 효과를 봤다는 성과가 필요했고,
그걸 어플 개발자들의 사업자 등록이란 꼼수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얼마 뒤 TV서 이런 뉴스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에요.
"어플 개발자들의 창업비율 급증. 창조경제의 효과 나타나."
그리고 흔히 말하는 TOP 개발자들 몇 명 인터뷰 따서 불리한 부분 편집하고 내보내면 끝이죠.
참으로 치사합니다.
사업자 등록. 좋아. 근데 창조경제의 성과라고 떠들고 싶으면 사업자 등록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할
정책이라도 내놓고 하던가. 창조경제란 게 자기들은 아무런 투자와 지원도 안하고
규제와 꼼수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게 창조 경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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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런 비유를 하고 싶어요.
흔히 아줌마 부업이라고 하는, 가내수공업까지 정부에서 모조리 사업자등록을 하게 만들고
받는 돈에 세금까지 떼어가는 셈이에요.
그건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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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단기적 성과 / 장기적 시장 파괴 정책입니다.
어플 개발자들이 돈도 안내고 벌어왔으니 내야한다고요?
그럼 당신이 혼자 혹은 친구 몇 명이서 그림이나 조각을 몇달 걸려 만들어서
그걸 프리마켓에서 팔았어요. 주말이나 퇴근 후에 짬짬히 만들었거나
아님 아직 고등학생 밖에 안 되었는데 재미있어서 만들었어요.
수입이라곤 한 달에 담배 한 갑이나 음료수 몇 개 정도 밖에 안나옵니다.
그런데 이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프리마켓에서 아무 것도 팔 수 없어요.
당장 개발자 입장에선 '에이. 그러면 말지. 돈도 안되는데'하고 포기할 수 있어요.
그 중 정말 수익이 되는 사람들은 사업자 등록을 하겠죠.
그런데 말이죠. 앞으로 우린 고등학생이 만든 서울버스 어플 같은 걸 찾아볼 수 없어요.
대학생들이 자기들끼리 토론하고 며칠 밤새서 어플을 내는 걸 볼 수 없단거에요.
어플을 출시해도 업데이트를 하려면 사업자 등록을 유지해야 돼요.
그럼 대학생 중 어플을 내려는 사람은 취업 자체가 안 그래도 힘든데 더 힘들어지는 셈이죠.
세상에 사업자 등록이 된 사람을 채용할 기업이 어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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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모든 게 정부의 실적 발표를 위한 희생이란 겁니다.
이걸 시작으로 앞으로 뭐가 또 희생될지 모르겠네요.
정말로 아줌마 부업하는 사람들, 프리마켓의 판매자들. 혹시 아나요. 이러다 중고나라에 물건 되파는 사람들에게까지 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할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뭐든 하는 정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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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분석이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