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홋카이도 지진 사진 보다가 문득 2011년 기억이 떠올라서 생각나는 것들 적어봄.
그때가 도쿄에서 산지 4년 정도 되었던 시기였음.
1. 지진 이후에는 모든 엘리베이터가 멈춤
안전점검을 하고 난 뒤 다시 운행하기 때문에 일단 건물내에 모든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덕분에 사무실 16층과 집 7층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했다.
2. 지진 직후에는 핸드폰이 먹통이 됨
다들 안전한 공터로 몰려나와서 서로 안부전화를 하기 때문에 일시에 몰려서 그런지 전화를 쓸 수 없었다.
대신 문자는 가능해서 그때 카톡(?)이었던거 같은데 많이 썼었음.
3. 모든 전철/지하철 중단
당연하겠지만 땅이 흔들려서 선로가 틀어질 경우 탈선으로 이어지니까 역시 운행이 재개될때까지 상당히 걸림
그래서 회사에서 잔 사람도 많았고 자전거 사서 타고 간 사람, 방향 같은 사람끼리 차 렌트해서 간 경우, 그냥 걸어간 사람 등 다양했었다. 그때 나는 운좋게 택시를 잡아타고 갔는데, 엄청 막혀서 평소에 6~7천엔 사이 거리였는데 만엔 넘게 나왔었다. ㅜ.ㅜ
4. 여진 엄청 심함
그전까지는 체감할만한 지진이라는게 한달에 한두번 그것도 미미한 정도였기 때문에 지진이 심각한 자연재해라고는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여진이 하도 와서 밤에는 도망갈 짐가방 싸놓고 그냥 뛰쳐나갈 수 있게 옷 입고 잤음.
* 다음날인지 다다음날인지 원전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결국 회사에서 관서쪽으로 피하라고 지시가 내려옴. 근데 이미 하네다/나리타 양쪽은 티켓이 없어서 신칸센타고 오사카까지 가서 비행기타고 한국 들어옴.
* 첫날 집앞에 편의점 내려갔더니 빵과 생수는 이미 없고 차 종류하고 우유/두유만 몇가지 남아있었음.
* 당일은 모르겠고 좀 지나서 본 기억인데 주유소에서 대당 일정 리터이상 기름 안넣어줬음.
그 이후로 일년정도 더 있었는데, 원전 수습하는꼴 보니 이건 노답이다 싶어서 한국 들어옴.
뱀발 :
일본가기전 내 상상속의 일본인들은 '어려서부터 지진교육을 받아 일단 흔들리기 시작하면 책상이나 식탁 밑으로 몸을 숨긴다' 였다. 그러나 현실의 직원들은 흔들리건 말건 돌아다니면서 그냥 자기일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