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 사시던 아주머니 이야기다.
실제로 뵌적은 없지만 남편분이 아버지와 같은 회사 직원이셨고,
어머니는 아파트 단지에서 오며가며 안면이 있는 사이셨음.
주로 어머니께 들은 걸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런 얘기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어느날 시름시름 아프셨고,
병원에 가서 여러 검사 받아보고 그래도 아무런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더랜다.
아주머니는 카톨릭 신자셨고,
남편분도 대덕연구단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시던 분이라 그런쪽으로는 아무도 상상을 못했다고.
고생고생 하다가 결국 못버티고 내림굿인가를 받으셨는데,
그 뒤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신다고 하심.
난 신내림 이런거 받으면 무당집 차리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줄 알았는데
그냥 사시던 아파트에 방 한켠에 조그맣게 상 차려놓고 제사 올리면서 지내신다고.
우리 아버지는 그런 무속쪽은 전혀 안믿으시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어머니께 들어보니 집안문제가 좀 있을때 어머니 보내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고 ㅋ
무슨 할아버지를 모신다고 그러셨는데,
누가 물어보면 할아버지가 알려주고 그 말을 그대로 옮겨서 전달해주는 거라고 하심.
뭐 한 20년도 더 된 이야기고 지금은 어디 사시는지도 모르지만,
무신론자였던 나에게 어떤 영적인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일이었음.
비도 오고 날이 어둑해서 그러나 갑자기 이 얘기가 생각나서 적어봄.
제가 들은 경우는 얼굴도 모르는 아주 옛날 분 할머니의 할머니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네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신기"라는게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고 합니다.
본문 내용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말들이 희미하게 잘 안들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신내림 받고 신당 차려서 영업하시던 분들이 어느날 계룡산같은데 들어가서
치성을 드리는 행위가 모시는 신께 다시 찾아와서 잘 좀 들리게 해달라고 비는거라고 합니다.
20년 넘으셨으면 아마, 이제 더이상 들리지 않을겁니다. 할아버지신도 나타나지도 않을거구요
신당을 차리지도 않으셨으니, 어디 산 같은데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정상적으로 잘 살고 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