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보고 왔습니다.
같이 봤던 지인들도 다 입을 다물지 못하더군요. ㅎㄷㄷㄷ
역시 마블... 최고입니다. --)b
우선 스토리도 대단했지만 단순히 액션씬만 때어 놓고 봐도 최고였습니다.
과장 보태면 태어나서 봤던 영화중에 액션으로는 탑 오브 탑이에요. 물론 수많은 걸작 블럭버스터 무비들이 개봉 시기에 봤을때 다들 신선한 충격들을 주었고 그건 변하지 않지만 계속 영화계가 발전하면서 액션도 발전한걸 포함한다면 시빌워는 그 발전을 분명히 이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시빌워의 액션이 놀라운건 다른 영화에서 하이라이트 액션씬이라고 할만한 수준의 액션들이 수도 없이 나온다는 겁니다. 단순하게 넘어갈수도 있는.. 다른 영화였으면 그냥 평범했을 추격씬조차 '와~ 저걸 어떻게 저렇게 구성할수 있지' 싶을정도로 재미난 액션으로 만들어주는데 그 구성이나 합이나 아이디어들이 보면서 저걸 인간이 어떻게 찍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니 눈이 호강하더군요.
그리고 캐릭터들 간의 미묘한 밸런스를 정확히 캐치해서 그걸 반영해주는것도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구는 누구보다 약하다 하지만 누구한테는 강하다식의 상성이나 또는 그렇게 약함에도 이기기 위해 필요한게 무엇인가를 정확히 캐치한 점은 루소형제가 보통 천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이걸 단순히 예를 들자면 과거 데어데블 영화판에서 데어데블이 시각을 잃어 초인적인 청각을 얻었다는 점은 납득이 되지만 왜 빌딩들을 휙휙 뛰어다니고 5~6층 높이는 쉽게 착지하는지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던점과 더불어 엘렉트라나 불스아이도 왜 그게 가능했는지 설명도 없고 감독 본인도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는걸 보면 루소 형제가 이런 초인끼리의 밸런스에 얼마나 민감한가 알수가 있죠.
이런 감성은 분명 대단하고 내놓으라는 헐리우드 감독들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감상기 처음부터 액션씬에 대해서 너무 길게 써버렸는데요.
이제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분명 아쉬운점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쉬운점이 너무나 작아서 거의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가장 말이 많은 개연성조차 대부분은 납득이 가고 굳이 좀더 보강하자면 대사 몇줄만 추가하면 더 탄탄해질 정도로 장면들은 이미 상황들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저 말그대로 아쉽다는거죠. 이는 돈옵저처럼 수많은 장면... 1시간 이상 분량을 추가해야 그나마 개연성을 찾을까? 라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아쉬움이죠. 정말 대사 조금 추가해도 더 탄탄하게 될 정도로 장면들이 충실하고 상황을 알기쉽게 설명해주죠.
여기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까지 더해져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과 아닌 부분들에서 극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마지막 씬에서는 보는 사람들이 토니의 그 기분을 이해할수 있죠.
거기다 이 영화가 왜 캡틴 아메리카인지 알게 해주는 여러 장면들과 모습들은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에게 좋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주구요.
분량 문제로 넘어가면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어벤져스 2.5라고 불릴만큼 등장인물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죠. 히어로가 이렇게 많이 나오면 문제가 되는것은 히어로 영화의 특성상 히어로마다 개성이 강하고 능력치가 천차만별이고 이 때문에 싸움씬 하나를 만들어도 누가 묻히거나 쓸모없게 될 가능성이 큰 법인데 앞서 말한 루소형제의 재능이 이걸 제대로 활용해버리고 적절히 배치함으로 각자 히어로의 팬들을 만족시킵니다.
이렇듯 히어로만 12명이 나오고 각 히어로를 한번씩만 비춰도 영화가 빠듯한 이야기를 너무나 적절히 잘 풀어나가다 보니 누구하나 버려지는 느낌이 없고 어이없는 대사를 날리지도 않구요.
분량조절을 말그대로 완벽하게 해버립니다.
후속작을 위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건 물론이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멋지게 소개시키는 임무까지 완수해버리죠.
거기에 더해 빌런도 색다르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아무리 취향이 달라도 지모가 낭비되었다는 의견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혹시 원작에서 칼들고 얼굴에 마스크 쓰고 나오는데 그게 안나와서 그랬다는 걸까요..?)
시빌워가 짊어진 것들이나 소재의 어려움.. 거기다 액션의 표현... 모든걸 종합할때 이 영화는 평점을 깍는게 미안하다고 느껴질 만큼 완벽에 가깝게 찍었습니다.
머리속에서 뛰어난 여러 감독들을 떠올려 봐도 과연 이렇게 찍을수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더군요.
세상에.. 이영화는 너무너무너무 어려운 것들을 대부분 합격점이상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오랜만에 극장에서 2번 이상 보는 영화가 될거 같네요. ㅎㅎㅎㅎㅎ
강력 추천합니다~!
오히려 그 시간이 벌써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신 대로 액션 시퀀스의 완성도는 상상이상이고, 적어도 여지껏 '슈퍼히어로'장르를 띄고 있던
모든 영화들 중에선 탑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또한 이야기 부분 역시 격하게 공감되는 게, 배대슈의 아쉬움과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아쉬움이었습니다. 솔직히 극의 흐름에 있어서 전혀 지장이 되지 않는 정도에요.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개봉한 모든 MCU 영화들 중에선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루소 형제는 역시 대단한 감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