닼소1 엔딩보고 바로 닼소2를 시작하고 끝내서 그런지 번아웃이 심하게 오네요. DLC는 조금 쉬었다가 할 듯.
그런것도 있고 닼소2는 게임 내적으로도 문제점이 꽤나 많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적응력 스탯. 구르기의 무적 프레임이 적응력을 찍어야 올라가는 민첩 스탯에 묶여 있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구르기가 거의 쓸모가 없어 완전 생지옥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울며겨자먹기로 적응력을 찍어야되고, 그렇다고 구르기를 근본적으로 밸런스를 다시 맞춘게 아니라서 중반부 이후에 민첩이 95-100정도 되면 그냥 닼소1하는 느낌과 별 다를바가 없습니다. 도대체 뭘하려고 이런짓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초반만 힘들게 만들고 스탯 자유도를 낮춘 디자인 선택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몹배치. 아예 첫 구역인 부거숲부터 몹을 꽉꽉 눌러넣어놔서 초반부터 다굴 당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게다가 초반 무기들이 애초에 다대일 상황에서 별 도움 안되는 것들이라 처음하는 플레이어는 또다시 생지옥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디자인 철학은 끝까지 유지되는데, 다행히 가면 갈수록 큰 무기로 쓸어버리는게 가능해서 괜찮지만, 적어도 초반 스트레스 주범입니다. 초반에 스태미너도 적고, 100% 물리방어력 방패도 없고, 그냥 이제 막 시작한 캐릭터는 아예 작정하고 죽이려고하는 악랄한 레벨 디자인이네요. 닼소1은 도전하게 만들었지만 닼소2는 짜증나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스태미나 너프. 지구력 소프트캡이 20이라 이 이후에는 지구력 스탯 하나당 스태미나가 1밖에 안오릅니다. 20에서 30찍으면 136에서 146이 되요. 게다가 스태미너 리젠 속도도 너프했고 (닼소1때 초문방패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엔 녹화의 반지로 꼈는데도 말이죠), 전체적으로 스태미나 다 떨어질 떄까지 할 수 있는 행동이 적습니다. 닼소1때는 지구력 40이라고 해도 클레이모어 한손약공격 6번에 구르기까지 가능했는데, 이번엔 지구력 30에 클레이모어 5번 휘두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특히 초반에 다굴하는 몹배치때문에 아주 짜증나게 됩니다.
닼소2가 공격 애니메이션이나 달리기같은 건 사실 더 빨라요. 하지만 이 세 문제 때문에 오히려 더 느리게 플레이를 강요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게임의 난이도가 밸런스가 맞췄다고 하기엔 그냥 짜증나는 요소를 넣어서 어렵게 만든 느낌이 듭니다. 특히 초반부 플레이할때 이게 더 느껴지고, 만약 이어묶은 반지를 극초반에 얻지 않는다면 짜증이 배가 됩니다. 닼소2는 못한다고 페널티를 주는게 아니라 그냥 처음 시작했으니까 페널티를 주는 느낌이니까요.
그래도 괜찮은 부분도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게임플레이 자체는 1편과 딱히 크게 다른 편은 없어서 중반부쯤 들어가면 나쁘진 않습니다. 보스들도 정말 재미없거나, 쉽거나, 짜증나는 패턴이나 쓸데없이 데미지만 뻥튀기한 놈들도 많은 한편, 괜찮은 녀석들(거울의 기사, 벨스태드 특히)은 닼소1급으로 재밌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플레이가 쾌적해져서 오히려 코옵을 훨씬 많이 했네요. 아무때나 인간이 될 수 있기에 보스전 직전에 조각상 먹고 유저나 NPC를 소환할 수 있다는 점은 중반부 이후로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거기다가 망자 상태일때도 침입을 받는다는 것은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지만, 돌려 말하자면 암령 유저가 침입할 수 있는 유저풀이 배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라서 침입될 가능성이 현저히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심각한 구역에선 일단 인간화된다면 침입받을 것을 각오해야하는 1편보다 훨씬 편하게 했습니다. 애초에 본편 엔딩까지 보는데 단 한번 침입당했네요 (종루나 파로스의 문같은 PVP 활성화 지역을 아예 스킵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초반부"라는게 너무 길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닼소1은 초반부터 너무 크게 벌이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스토리를 진행시켜서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를 유도했는데, 닼소2는 초반부터 4갈래 길인데다가 하나를 끝내는 것도 의외로 시간이 걸리고, 난이도를 맞추려면 오히려 돌아가면서 해야하는 점도 있어서 게임의 반 이상을 뭘하는지도 모르는채 뺑뺑이 도는 느낌이 듭니다. 그거에 대한 보상이 왕도 드랭글레이그인 것은 충분히 인상깊긴 하지만, 그 이후 아마나의 제단과 불사의 묘지라는 짜증을 곱배기로 쑤셔넣은 곳을 연타석 경험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닼소2는 전체적인 진행구조가 그리 좋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DLC를 깨고 나면 블본을 할지, 닼소3를 할지 모르겠네요.
전 그레이트소드 들고 다녔는데, 이거 얻기 전까진 진짜..잡몹 하나 잡을때도 하나씩 활로 유인해서 잡고 했었네요..
안그럼 대부분의 상황이 1:多 상황이다보니, 다굴맞고 죽기 일쑤...
그리고 문 열거나 스위치 당길때 무적시간이 없어서...저럴때 처맞고 죽은 적도 몇번 있네요..-,.-
아마나의 제단은 다른 분들이 욕하던것에 비해 그래도 할만했었습니다. 바닥만 보고 걸어서 그런지 몰라도..
대신 불사의 묘지는 그..종 울리면 튀어나오는 마법사땜에 좀 빡쳤었네요- 겁나 열심히 비석을 부수긴 했지만
그래도 놓쳤을때 튀어나오면..깊은 분노가-_-
뭐 나름 재미있게 하긴 했지만, DLC까지 할까 생각은 또 안드네요..DLC가 진국이라고는 하는데,
이미 다크소울3 DLC 고리의 도시를 해버려서, 과연 이것보다 더 나을까..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