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은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받는 것이에요.
뭐 대충 제품 생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아무튼 일본회사가 원청이고…일본의 다른 회사가 하청입니다. 그리고 저희에게 일을 넘겨준 한국계 일본계 한국? 한국계 일본? 회가가 있고 여기서 저희 회사를 컨택해 일을 하고 있죠. 쉽게 갑-을-병-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이 저희 회사, 병이 일본과 한국 사이의 회사.
전주인 갑이 을에게 프로젝트 하나 해올 것을 요청-을은 병을 통해 정에게 일을 시키고 결과물을 받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문제가 있긴 했어요. 제품 개발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프로젝트였으니까요. 그래도 뭐 제 살 깎아가며 온몸비틀기 좀 하면 적당히 되겠지 싶은 견적?
그랬죠. 아니 그럴 예정이었죠.
저 “병”이 제대로 돼있다면 말입니다.
뭘 해도 다이묘/쇼군 같은 갑과 을에게 검수를 받아야 되는데 이 “병”들은 검수 넣고 피드백 받아다 주는것만 해도 일 다 하는 걸텐데 그것 조차 못해요.
그러면서 지들보다 낮은 저희한텐 한없이 목이 뻣뻣합니다.
지난 4월, 골든위크를 앞두고 갑과 을이 다른 디자인을 보고 싶으시다 하셨다며 제품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라는 명령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급히 요구한 부분을 추리고 +@로 보완할 점 까지 해서 검수를 보냈죠.
그러나 함흥차사가 된 것 마냥 답이 없더라고요. 한 주, 두 주…문의할 때마다 “이번 주 중에 회신하겠음^^”이었고요.
검수를 기다리며 새로디자인 한 것들을 여기저기 적용할 준비를 하며 있었고 4주가 넘게 지난 오늘,
“너희가 해당 파트의 일정을 적어주지 않아 검수를 넣지 아니하였다”는 통보+
“납기일 변동은 없으니 디자인 리뉴얼 할 시간 없겠지? 디자인 원래 대로 돌려서 끝내. 근데 우리가 요구할 것이 있으니 그건 디자인에 첨부토록 하라”
ㅋㅋ디자인 검수를 보냈는데 일정표 운운하면서…
그리고 이 꼴을 내놓고 남은 작업물 처리하는데 걸릴 시간에 대해 일정표 짜오라는 것 부터 시킵니다ㅋㅋ
뭐 그리고 다른 파트쪽으로는 요청받은 샘플 제작 4주 밀린 병에겐 따지지 말고 본제품 3주 밀린 정의 일은 책임져라 하고 있고.
지난 반년간 계속 이래와서 신뢰가 없는걸로 신뢰 MAX를 찍은 상태임에도 오늘 것은 그냥 리미트를 폭발시키네요.
하 집에 와서 옷 갈아 입고 하니 열 두시네. 잠이 오려나 모르겠어요 너무 화가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