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와우를 하고 있던 (대격변 쯤) 어느 날. 스톰윈드 분수대에서 접속해 다시 분수대에서 접속 종료를 할 때였습니다. 문득 이 세계가 트루먼쇼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스톰윈드 바깥에 있는 넓고 멋진 장소들은 랩업을 할 때만 스쳐가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구나...
편의성을 이유로 추가된 많은 요소들은 와우 속 세계를 (그 안에서조차) 일종의 가상현실처럼 만들었어요. 스톰윈드에서 접속해서 거의 모든 걸 스톰윈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무작위 던전, 레이드를 신청하면 저절로 입구로 데려다주며 전장과 투기장도 마찬가지죠.
'자 얘들아. 인구비 해결도 힘들고 렉도 생기니까 이 안에서만 놀아라.' 하고 블리자드가 마련한 울타리 안에서만 놀게 하는 거죠. 전장은 그래도 즐거웠지만 투기장은 너무 싫었습니다. 그 작은 공간에 갇혀 뺑뺑이를 돌아야 싸움에 필요한 최상급 장비를 얻을 수 있다니. 나는 밖에서 싸우고 싶은데,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선 가장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쪼랩 랩업할 때가 제일 재밌었습니다. 퀘스트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만나는 호드와 싸우고, 숨고 또 도망치고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 막 시작된 클래식이 끌리기는 합니다. 타나리스 사막까지는 즐겁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