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문희준을 존나 깟습니다.
그때는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엇어요.
나는 (우습게도) 서태지 팬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잇엇고,
대형기획사 빨로 큰 아이돌이 그 다음 자리를 이어받은 것도 모자라
작사작곡을 하면서 서태지 흉내?를 낸다는 게 싫엇습니다.
그날도 친구들과 버스 맨 뒷자리에서 문희준을 존나 깟어요.
오이 세 개만 먹고 돼지가 됏네, 롹을 하면서 레드 제플린도 모르네~
그런데 그렇게 말하던 그 순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엇습니다.
'왜 롹을 하려면 레드 제플린을 알아야 하지?'
평소엔 그걸로 신나게 깟는데 그때는 왜 그랫는지 모르겟네요.
가만히보니 나 자신도 레드 제플린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노래 한 곡 뿐.
사실 레드가 RED 인줄 알고 잇엇던 데다, 멤버 이름도 하나 모르는 겁니다.
그러자 그 다음엔 '왜 롹음악은 댄스음악보다 우월하지?' 싶엇고,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생각이 많이 바뀌엇죠.
저는 지금도 그 순간이 조금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누군가를 함부로 공격하지 않게 된 계기라고 생각하거든요.
뭐.. 김성모랑 윤서인은 여전히 함부로 공격하고 싶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