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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짓= 게임개발] SFD 개발후기 4 (0) 2019/03/02 PM 06:21

이제 로컬라이제이션과 나름의 총체적인 소감을 말하고 회고를 마치려고 한다.

아까 말했지만 나는 애초에 영어로 게임을 만들었다.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별 생각없이 했다. 물론 나는 영어를 그렇게 잘 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게임이 RPG임에도 대화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색한 부분을 인지하는 외국 사람들은 그냥 하는 것 같았다. 리뷰중에 English is okay ! 하면서 좋은 평점을 주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외국 사이트에 광고를(레딧에) 했는데 친절하게도 "너의 광고의 문법은 엉망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라고 댓글을 써주는 사람이 있었다. 더욱 고마운 사람은 자기가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다고 무료로 번역을 교정해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때는 몰랐지만 알아둬야 하는 점은 '무료로 뭘 하려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이다.

 처음 번역 교정을 제안했던 사람은 내가 원본 텍스트를 보냈지만 답장을 주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이후에 되물었는데 결국 답장은 자기가 바빠서 나중에 해야겠다는 것이다. 원래 번역 교정을 해주겠다는 사람이 한명 더 있었는데 처음 사람이 있어서 고사했었는데 정말 곤란했다. 결국 처음 사람에게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겠다고 이야기 하고 두번째 사람에게 교정을 받았다.

 한국어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당연히 한국어 버전이 없으면 한국 사람들은 문제가 된다. 요즘은 좋은 게임들은 대부분 한글화가 되기 때문에 아예 한글화 되지 않은 게임은 안하는 사람도 많고 "노 한글화 안함" 이렇게 광고글에 댓글을 다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결국 한국사람이 영어게임을 한글화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한글로 번역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한글 게임을 하는데 어려운 점은 폰트이다. 한글은 조합을 해서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도트로 된 게임에서는 작은 폰트의 글자를 찾을 수가 없다. 여러가지 폰트를 검색해봤지만 8pt 정도의 한글 도트 폰트는 없다. 영어는 작은 폰트가 있기 때문에 게임의 해상도에 맞는 폰트를 찾아서 쓸 수 있었지만 한글은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고민고민하다가 한글 영어 모두 픽셀아트 형식의 폰트가 아니라 고해상도의 폰트를 쓰게 되었다. 사실 나는 원래의 트레일러와 같은 도트 폰트를 좋아하지만 한글 지원 문제에다가 게임을 창모드에서 확대하면 글씨를 아예 알아보기 힘든 문제까지 겹쳐서 어쩔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중국어 번역은 좀 재미있는 경험이었는데 우연히 하릴없이 구글에서 내 게임을 검색하다가 중국어 해적판 사이트에 내 게임이 돌아다니는데 중국어로 번역이 다 되어있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올해 초에 그 해적판을 다운받아 보았다. 파일 내에는 내가 그냥 쓸 수 있는 중국어 대본 파일이 있었다. 어짜피 해적판이니 그냥 내가 그대로 동의 없이 쓸까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인터넷에 물어보니 1. 역소송문제 2. 번역이 제대로 되어있는가 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2번 문제는 게임 타이틀까지 새로 그려서 할 정도면 번역을 제대로 했을 것 같고 1번 문제도 해적이 제발 저릴 것이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 같았지만 혹시 몰라서 원 번역팀에 연락을 구할 방도를 찾았다. QQ 바이두 아이디도 만들어 보고 구글 번역을 써서 웨이보 포룸에 글을 올렸더니 번역팀에서 '맘대로 번역해서 인터넷에 풀어 미안하다. 지금 번역과 앞으로 업데이트도 무료로 번역해 주겠다' 답장 메일을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다시 되새겨야 할 점은 '무료로 뭘 하려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참을 기다려도 이후 연락이 없어서 다시 메일을 보내보니 그때 날짜를 정해주고 번역본을 보내주겠다고 하고 그 기한보다 약간 이후에 번역본을 보내주었다. 


 번역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하고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소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 게임에 많이 매달렸던 것 같다. 결국 매달린 만큼의 수익은 벌지 못했지만 딱 완성도 만큼의 돈을 번 것 같다. SFD는 애초에 계획을 가지고 만든게 아니다. 완성도도 부족하고 굉장히 게임으로서 어설픈 부분이 많이 있다. 그냥 내 상황과 환경이 만들어낸 뒤틀린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컨텐츠도 부족하고 짧은 게임이다. 플레이 했던 사람들도 게임 자체 보다는 구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싶다. 구체적인 완성도는 부족하다. 앞으로 게임을 만든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 구상은 있지만 더 이상 이런 기간을 들여서 게임을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 게임을 만들어서 벌어먹고 살거나 이런 자신이 없다. 또한 나는 게임 개발을 업으로 삼는게 목적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나마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족한 작업물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게임을 만들어서 벌어 먹고 살기를 결심하려면 결단력이 필요한 것 같다. 게임 개발 이후 우연히 라트비아 사람과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인디 개발을 직업으로 할 계획을 새웠다. 그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는 1년에 몇개의 게임을 만들고 얼마나 팔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노출시켜야 하는지 계회을 세우고 있었다.(지금은 약간 쉴 필요가 있는지 스위치로 게임을 포팅 한 후에 일반 직장으로 취직을 한 모양이다) 또 한 사람은 루리웹에서 알게 되었는데 균형잡기 같은 간단한 게임을 만들더니 지금은 다운로드가 5만인가 10만인가 되는 키우기 게임을 만들고 인앱 구매도 넣어서 여러 유투버가 방송도 하고 잘 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하려면 계획과 분석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인디 게임을 직업이라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마케팅을 위해서 노출이 잘 되도록 스토어도 계획적으로 꾸미고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런게 진짜 능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을 되돌아 볼때 나는 정말 계획력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욕심과 집착은 많이 있지만 제대로 계획을 세우고 지킨 적은 없었다. 어쩌면 게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는 그런 것이 필요한 걸지도 모른다. 할수 있는지 재봐서 할 수 있으면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아니면 단칼에 포기하는 그런 결단력이 필요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그동안 만든 그래픽 에셋으로 간단한 클리커 같은 게임을 만들까 생각도 해보고 SFD를 좀 더 내 생각대로 만들기 위해 킥스타터를 해서 처음부터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결단력과 계획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더이상 게임에 대해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세이브도 안되었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좋은 말을 남겨준 사람들과 스팀 리뷰에서 별것 없는 게임을 수십시간 동안 플레이 해주고 조언을 해준 사람들, 생판 모르는 외국 사람의 게임을 번역 교정해주거나 번역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이만 회고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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