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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사상] 자유주의가 무너지는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0) 2022/01/14 PM 09:34

1. 자유주의의 근본적인 자기 모순이 자유주의를 무너뜨린다. 

-  패트릭 J. 드닌 -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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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보수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인 패트릭 J. 드닌 정치학 교수에 따르자면.

자유주의 질서가 무너지는 가장 큰 요인은 자유주의가 지니고 있는 태생적 한계에 있다고 말한다.


즉, 자유주의는 다양한 인종, 종교, 세계관을 가진 자들의 모든 자유를 존중해주고자 그들의 행동이나 언행 등에 제약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과정에서 자유를 억압하려고 하는 세력의 발언권과 행동력이 자연히 힘을 얻어 주도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예를 들어, 종교 근본주의자는 언제나 '종교의 자유'를 들어, 네오 파시즘은 '발언의 자유'를 내세워 자신들의 발언권과 행동력에 대한 자유를 요구하곤 하는데, 자유주의 사회는 이를 특별히 제재하거나 처벌할 근거를 찾지 못 한다. 최대한 그들의 요구를 법적인 선이 지켜지는 한에서 자유를 보장해준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자유의 요구로 해당 세력 자체가 결집하면서 점점 더 힘이 커져, 사회의 주도 세력이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종교 근본주의자나 파시스트들은 그들의 자유를 요구하긴 하지만, 자신들만의 뚜렷한 신념을 통한 규칙을 토대로 타인에게 그 신념에 복종할 것을 강요한다. 만약 이들이 주도 세력이 된다면 도리어 이들은 자신들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자유를 자연스럽게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점이 되면 자유주의 사회는 그들을 통제할 힘도 명분도 잃어버린 상태일 것이다.


즉 자유의 '관용' 그 자체가, 관용을 베풀어 준 세력에 의해 역으로 먹혀버리는 것이다. 상대는 자유에 의해 혜택을 받았지만, 타인에게 자유의 '관용'을 베풀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자유를 외쳐서 주도권을 얻은 억압 세력은, 도리어 자유를 파괴할 것이며, 자유주의를 해체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자유주의는 그 특성상 태생적인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2. 늘어나는 자유, 책임지지 않는 인간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스킨 인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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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으로 유명한 금융공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오랜 기간 금융과 자유시장을 위해 헌신해왔던 탈레브가 자유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봤던 시기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였다.

실제로 리먼 사태 이후로 근 30~40년간 세계 정치경제를 주무르고 있던 신자유주의는 실패한 이론으로 정상에서 자리를 내주고 내려왔다.


탈레브가 봤을 때, 기존 자유주의 체제가 극심하게 무너지면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를 비롯한 노동자의 분노, 대안 마르크스주의의 등장, '베이징 컨센서스'로 대표되는 중국 자본 체제가 부상한 이유는, 전적으로 결국 '워싱턴 컨센서스'에 속해있던 주류들의 책임 회피에 따른 결과라고 봤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라는 아주 단순하고 유명한 문구는 지켜지지 않는다.

자유에 대한 권리 요구는 아주 사소한 곳에서조차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에 수반되는 책임은 망각되기 일쑤이다.

자유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을 때만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전통 자유주의 입장을 지지하는 탈레브 입장에서 

인간과 사회는 언제나 '불확실성'을 전제로 구성된다고 보았고, 따라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즉 '리스크'에 대비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자유 사회의 핵심 요소이지만, 현실은 말로만 떠들고 책임은 회피하거나 떠너기기만 하는 가짜 자유주의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말한다.


탈레브에게 자유주의가 무너지는 이유는, 결국 자유에 대한 무한한 요구과 권리는 쉽게 내뱉으면서도 그것에 대해 책임질 생각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유 개념에 대한 유아퇴행을 불렀다고 본다.





3. 인간은 불안정하다면 기꺼이 자유를 내버리면서도 안정을 추구한다.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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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사회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에게 있어 자유주의가 무너지는 토대는

인간이 지닌 안정감에 대한 욕구, 심리이다.


사실 자유주의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인류사에 있어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자유주의 철학의 기둥 중 하나인 이사야 벌린 역시, 가장 민주적인 그리스 시대 철학에서조차 자유란 개인이 아닌 폴리스, 즉 국가나 공동체에 귀속된 형태였다고 말한다.

에리히 프롬은 이 역사를 살펴보면서, 자유가 없는 그 체제가 인류사에서 어떻게 그토록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는지를 따져본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안정을 자유보다 먼저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중세 농노 사회가 오래 보전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농노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자유가 줄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는 데 있다.

즉, 자신이 태어난 위치에 맞춰서 그 공동체 속에 속해 자신의 일만 하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며,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폭정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인간은 비록 예속된 상황이라도 안정적인 환경에 만족하며 살아갔다.


처음 인간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인간에게 찾아온 것은 오히려 불안이었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해야할까?", "그 결과로 실패가 따라온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내가 의지하고 지탱할 수 있는 사회나 구성원은 어디로 갔는가?" 등등의 질문은

결론적으로 "나는 내 자유에 대해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불안을 몰고 온다.


실례로 자유가 불러온 상황이 내적인 충족을 얻지 못했을 때.  예를 들어, 경제가 어려워 자신의 상황이 궁핍해졌거나, 지속적인 실패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진 상황이라면...  그 불안한 상황을 불러온 자유를 내던지면서까지 자신의 안정감을 책임져 줄 어떤 인물이나 체제를 찾게 된다고 본다.

바로 프롬은 여기서 전쟁에서 진 뒤 각종 빚더미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곤궁에 처해있던 독일인들이 강력한 인물, 히틀러와 나치즘을 지지하는 원인이 됐다고 본다.


프롬은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자유를 책임질 자신이 없고, 당장 먹고 살기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인간은 자신의 자유(민주주의)를 반납하고서라도 안정을 책임져줄 독재자나 군주에게 기꺼이 의탁할 것이며

그렇게 자유주의는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자유주의가 어떻게 위험에 처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책들이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의견들을 한 번 골라봤다.


그 외에 볼만한 책으로


"자유란 언제나 급진적인 존재였다. 급진적이지 않은 자유는 어떤 가치도 지닐 수 없다"

존 듀이 - 《자유주의와 사회적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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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적인 정치 공학이 자유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란 명분으로 개인을 억압할 것이다." 

칼 포퍼 - 《열린사회와 그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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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꼽아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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