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의 결혼
오늘 조수애 아나운서가 박서원이랑 결혼한다는 기사가 떴더군. 들었지? 안 좋게 보는 댓글이 많더라고. 보테크의 일인자, 취집 성공. 다른 사람 결혼하는데 뭔 참견이냐는 글도 있고.
내 생각은 어떠냐고? 일단 난 조수애라는 사람을 몰라. JTBC 아나운서라며? JTBC에서는 정치부회의랑 차이나는 클라스에 나오는 강지영 아나운서 밖에 모른다고. 강지영 아나를 모른다고? 그럼 꼭 한번 보라고. 강단이 있단 말이지. 강지영 아나가 재벌하고 결혼한다고 했으면 심히 속이 쓰렸을 거야. 욕도 했을 거고. 근데 아니잖아? 그러니 무덤덤해.
박서원에 대해선 좀 들어봤지. 두산회장 아들. 생각하는 미친놈? 책도 냈잖아. 정말 미친놈인건 분명했던 거 같아. 국내에서 학사경고 4번 받고 외국 가서 2번 또 받았다고 하니. 그런데 생각은 하는 미친놈 같단 말이지. 결혼은 LG 구씨가 따님과 했더라고. 13살 딸도 있던데. 그네들끼리 얽히고설키는 건 귀족들이 지네들끼리 싸고 빨고 하는 때부터 봐왔잖아. 놀랄 일도 아니지. 이혼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대단해. 어떻게 둘이 연결되었을까. 사람들은 말하지. 여자는 돈에 눈 돌아갔고, 남자는 적절히 머리 찬 예쁜이를 들였다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아. 명세기 아나운서라는 분이 이런 비난을 예상하지 못했겠어? 선배들 당한 꼴을 봤을 거 아니야. 그 있잖아 현대가에 간 그 누구였지? 이제 이름도 기억 안 나는 KBS 아나운서.
정말 참사랑이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된다고. 자기보다 13살이나 많아, 애도 있어, 돌씽에 대머리야. 게다가 1800:1을 뚫고 막 입사한 회사를 때려치우고 내조에 전념하겠다는데 이게 보통사람의 머리론 이해가 돼? 안 된다고! 진짜 사랑인거야. 우리도 희망을 갖자고.
물론 다른 가능성도 있어. 손석희 대표가 욕먹어야 해. 명세기 언론신뢰도 1위의 JTBC의 직원 대우 수준을 상상해 볼 수 있지. 얼마나 보람도, 소속감도 없게 했으면 직원이 결혼으로 도피하겠어. 월급도 짜게 줬을 거야. 강지영 아나도 자신을 노예라고 하더라고. 우리 지영짱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아니면 말이지, 정말 우리 의심이 맞는다고 처. 돈, 야망이 뒤섞인 씁쓸함 말이야. 왜 우린 아나운서가 재벌, 판검사, 의사랑 결혼하면 불편할까? 그래, 그건 사람 수준의 문제가 아니야. 자칭 정의롭고 공정한 언론인이라는 작자들이 사회 기득권과 연결된다는 거에 대한 회의감, 배신감 때문이 아닐까? 그 똑똑하고 잘나신 분들도 엉덩이에 딸랑이 흔드는 애완견에 불과했던 거지.
왜 아나운서만 그렇게 아니꼽게 보냐고? 그냥 내 바람이야. 마치 히어로를 바라보는 듯 하지.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완벽한 이미지라도 보고 싶다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 사람들이잖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아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아나운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뽑아야 해. 뭐가 중요할까. 그래, 우선 외로운 늑대여야 해. 카메라 밖에선 그 누구와 말도 섞지 않고 공정함을 지키는. 절실한 독신자여야겠지? 한 달 동안 독방 테스트를 하는 거야. 괜찮지?
또 뭐가 있을까? 그래, 어떤 환경에도 소신을 굽히지 말아야겠지. 독방생활을 하면서 말도 못하게 하는 거지. 태양을 못 보게 하는 거야. 이걸 뚫었다고 생각해 봐. 정말 대단한 언론인이 되지 않겠어? 그런데 말하고 보니 평소 내 모습이잖아.
그렇다고 짐만 지우진 말자고. 돈에 굴하지 않게 월급도 팍팍 주고, 어 파업해도 상관없이 월급 받고. 휴가도 주고. 이러면 할 만하지? 아무튼 지금도 열일 할 언론인들에게 찬사를 보내주자고.
사랑해요 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