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저주
어느덧 7월의 마지막 일요일, 딱 성경 말씀 전하기 좋은 날이군. 오늘의 말씀, 창세기 6장입니다. 그 유명한 노아의 방주!
이 이이야기는 다 알지? ...그래, 교회 근처도 안 간 사람마저 어떻게 다 주워들은 얘기. 영화로도 여러 번 나왔지. 사실 14년 작은 별로였어. 안 그래도 인류종말 판타지물인데 그걸 각색하니 고생대 SF처럼 보이더라고. 게다가 캐스팅이 이게 뭐니! 노아에 러셀 크로우 괜찮아. 아내에 제니퍼 코넬리 누님 좋지! 그러나 며느리 역에 엠마 왓슨이라니, 호우! 그 매력 넘치는 며느리와 1년간 방주 생활해야 한다? ..난 자신 없어. 아들 볼 자신이! 머릿속은 이미 막장 드라마 재생 중. ..영화에 집중할 수 없다고!
아무튼. 본게임으로 돌아와서. 난 이해할 수 없었어. 왜 성경 집필자는 이 판타지를 굳이 넣었을까? 신성모독 밖에 안 될 내용을, 앙? ...아니, 그렇잖아. 기껏 만든 지구 생태계를, 지 맘에 안 든다고 365일 동안 수장시켰어. 이게 “갓”이라고 불릴 존재 이력서에 올라갈 내용이야? 전지전능 체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다니, 와우.
그럼 리셋이라도 확실히 했냐? 아니! 또 다시 죄악과 타락이 퍼져나가도록 방치했지. 세상 온갖 생명체 탑승 시킬 때 부정한 짐승도 한 쌍씩 태워라 했거든. 부정한 짐승? 모기? 모기! 그래, 오늘날 뎅기열, 말라리아, 지카의 원흉! 이 수박바 같은 지시 때문이었어! 하긴, 부정의 끝판왕 인간이 탔는데 할 말 있나. 크흠.
홍수 방식에는 의문투성이야. 40일 동안 비를 퍼부었다 하지. 시간 당 200미리 역대급 폭우라도 됐나 봐. 근데 말야, 비가 제 아무리 쏟아져도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는 건 아니잖아? 어차피 바닷물이 구름으로 올라와서 비가 되는 건데! 지구에 존재하는 H20량은 일정하니까!
이과님들 인정? ...인정! 그래, 비는 아냐. 아라랏산 근교면 모를까, 세상을 수장시키기엔 택도 없지. 좀 더 근원적 수작질이 필요해.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구온난화! 북극 남극 히말라야 만년설 까지 녹일 수 있는, 물이란 물은 모조리 녹여버리기! 그래, 이게 갓리적. 비가 아닌 온난화. 벗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열기! 핫. 이러니까 더 상상된다 야. 땀 흘리는 엠마 왓슨.. 오우야. 넌 이제 내 며느리가 아니다!(찰싹!)
아참, 하나님께서 다짐 하나 하시지.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다시는 어떤 생물도 파멸시키지 않으리라. ..좋았어! 적어도 우린 노아 꼴 날 염려는 없네...는 개뿔! 이거 기세가 딱 2차 대홍수 직전인데! 북극이 녹고, 남극 빙하가 떨어져 나가고, 시베리아 동토층에선 메탄이며 바이러스가 튀어나오고! 하나님!
..원래 변덕스러운 분이니까. 어쩔 수 있나. 까라면 까야지. 다만 약속 하셨을 때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 어떤 마음가짐?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이다. 원래 그런 놈들이다. 그러니 착한 내가 참고 견뎌야지. 우쭈쭈. ...응? 이거 진짜 성경에 있는 말씀이야. 성악설과 노골적인 인간비하 태도. 아항? 창세기 8장 21절!
여하튼. 인류 최초 조상 된 노아. 의롭고 흠 없으며 하나님과 함께 살았던 노아.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인간 아무리 봐도 인성에 문제 있는데! 무려 아들에게 저주를 퍼부었어! 고작 자기 술 취해서 꼬알라 됐을 때 이불 안 덮어 줬다고! ..가나안은 저주를 받으리라. 제 형제들의 가장 천한 종이 되리라! 언버빌러블!
이 따위 노인성이 그 시대 가장 참된 인간이라면, 워호, 실망이야. 인류에 대한 실망? 아니, 사람 보는 눈도 없는 어느 사막 잡신에 대한 (철썩!), 커헉. ..신에 대한 실망. ..이것이 노아의 방주야. 봤지? 성경에 등재할만한 내용이 절대 아냐. 그런데도 왜 적었을까? 불신자, 무신자들마저 다 꿰고 있을 정도로. ...재밌어서? 인정! 종말론은 언제나 흥미로워.
..아니면 협박하려고. 그래, 협박하려고. 하나님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분이니 알아서 잘 해라, 앙? ...워호, 유치하다고 무시할게 아냐. 미국 같은데 봐. 이 스토리 찰떡같이 믿고 1:1 재현하는 스케일!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 배 만들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라 하실 것 같지만. 기어코 관광 상품화 하는 위용! 지쟈스!
하긴, 언제 다시 물에 잠길지 모르잖아. 이 추세라면 곧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야. 물론 그 배 안에 탈 수 있는 건 목사님과 몇몇 여신도뿐이겠지만, 캬하하. ...종말의 순간, 승선하지 못한 우린 어쩌지? ...사과나무를 심는다! 예아, 아주 모범답안이네. ..난 좀 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 이를테면 어...
엠마 왓슨 상상하며 해피타(찰싹!)
"헤르미온느가 다 털어갔어ㅠㅠ"
오늘도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