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날 수밖에 없는 직업, 간호사.
한림대 성심병원 아는 사람? ...안양 대표 종합병원이래. 코로나로 어려운 가운데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이들! 일단 박수 한번 주세요!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안 좋은 일로 신문 기사에 올랐어. 크리스마스 기념 차 간호사들에게 산타 머리띠를 씌웠다는 거야. 호오. 이게 왜? 뭐가 문제지? ...아니, 고작 머리띠잖아. 성탄 하루 간호모 대신 쓸 수 있지. 그럼! 루돌프 사슴뿔 코스한 간호사 누나라, 오우야. 애들 좋아해, 어른들은 더 좋아할 거다!(찰싹!)
...아니! 이게 무슨 간호사 비하야! 초미니 레드 스커트에 어깨 드러난 홀복 입고 춤이라도 추게 했으면 모를까! ..는 3년 전에 그랬네?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크흠. 간호사님들이 왜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이제 알겠어. ..아잇! 그래도 머리띠 정도는 괜찮잖아요! 안 쓰고 싶은 사람은 빠져도 된다면서요. 물론 “부서장”이 권유했다 하지만, 대순가!(찰싹!)
알아. 보통 직장인도 부장님 시키신 일 함부로 거절할 수 없지. 하물며 꼰대 군사 문화 가득한 간호계는 안 봐도 뻔하다.(찰싹!) ..내가 거짓말 했나!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어! 집안에 간호사 한명 없는 이들조차 다 알아! 얼마나 그 동네가 위계질서 철저한지! 집단 조리 돌림에, 발바닥 말초혈관까지 태워먹는 문화! 도저히 그 상냥한 간호사님이 저지른 일이라 믿을 수 없는, 일제 천황폐하 반자이 외치는 새끼들이나 벌릴 법한 일이 펼쳐진 현실! ...그래! 오늘 진짜 주제는 이거다! 성심병원 머리띠는 어그로일 뿐!(찰싹)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 사건, 이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조사기구가 탄생한 곳이 어딜까? ...정답! 바로 간호야. ..2019년 1월 4일,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고인을 죽음으로 몬 행위들, 태우고, 또 태우고, 죽을 때까지 태웠지. 일부로 어렵고, 힘들고, 밤낮 바뀐 일만 골라서 시켜. 휴가신청을 해도 안 받아 줘. 의도적인 무시, 경멸, 인간 파괴.. 이런 죠스바!
왜 이럴까? 왜 “일부” 간호사는 군사독재 조폭 검사 행세를 할까? 이에 대한 해답, 바로 전직 요리사 승우아빠 영상을 보고 깨달았어. 요리사도 간호사 못지않게 미친 집단이잖아.(찰싹!) ..승우아빠 왈,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18시간 일을 해. 그걸 주 6일이나. 화가 나, 안나? ..화가 나! 듣기만 해도 열 받아! 근데 밥을 한 끼 밖에 안 줘! 바쁘다고! 이러니 고든 램지가 쌍욕을 하고, 칼을 박고, 접시를 집어던지지!
간호사도 똑같아. 일은 터져나가는데 신규채용은 요원해. 병원의 경영건전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나? OECD 평균보다 23% 적은 인력으로 2,3배에 이르는 환자를 맡고 있지. 그렇게 시작된 죽음의 3교대는 인간성을 조금씩 태워버려. ..휴식? 감히 너보다 1개월 먼저 들어온 내가 고생하는데 쉰다고? 미친 거니? ..연차? 이 바쁜데 휴가? 죽을래? 너만 힘드냐? 너만 사람이야? 너만 쉬고 싶어? ..워호.
게다가 병원생활이 좀 어려워. 반경 1미터 안에 주사기 바늘이 돌아다니고, 의사란 놈은 과장배지에 천룡인 행세를 하지 않나. 1818호 진상 환자는 고래고래 소리치는데, 간호사! 어디서 숨겨 온 술 한 사발에 당근색 토를 꿀꺽꿀꺽 올리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닦을라 치면 욕부터 날라 와. 그 순간 옆 침상 엉큼한 놈은 피스톤질 하고 있고! 총체적 난국!
이 모든 난관 처리하면서 받는 월급이, 정규직 간호사가 평균 193만원! 간호조무사는 178만원 까지 떨어져. 맙소사.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불가사의야. 간호사님들, 어떻게 버텨요? 제정신으로 살 수 있어요? ..아! 그래서! 못 버틴 나머지, 정신을 잃은 나머지, 간혹 싸깔쓰 엿 바꾼 년이 나오는구나!(찰싹!) ..미안합니다. 놈도 있죠. 크흠.
연간 2만 명이 간호대를 졸업해. OECD 2위야. 그런데 정작 일선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숫자는 1000명당 6.9명, 21위로 곤두박질 쳐버려. 하긴, 누가 이딴 환경에서 일해. 신입 간호사 중 45.5%가 1년 안에 사직! 간호 면허 소지자 중 43.9%만이 재직! 이직률 64.2%!
몰랐어. 힘들다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처참할 줄은 몰랐어! 코로나 시국에 더 힘들 텐데, 어쩌지. 류마티스 내과에서 나 챙겨주는 간호사 누나 생각하면 미안해서 고개를 못 들 정도야.. 후우. 해결책은 간단하면서 어렵구나. 감정노동 다 받아낼 만큼의 월급, 나이팅게일 선서를 지킬 만큼의 적정 환자 수, 이를 기반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문화형성! 이를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아잇! 또 돈이야? ..또 돈이네. 돈은 항상 옳다. 꺼흑.
지금도 간호 수당을 미루네 마네, 파견 인력에게만 주네 마네, 차별이네 갈라치기네, 하는 상황에서, 참, 어렵다. ..이렇게 된 거 간호인을 위한 재난지원금 어때? ...예아. 소상공인 만큼이나 절박한 곳이 간호다. 현재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놔두면 언젠가 베텔게우스 초신성 폭발하듯 터진다. ..막아야지. 반드시.
아무튼. 지구에 모든 간호인들이여! 힘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