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상상의 차이<-meta />
호우! (...) 어제 밤에 짜릿한 꿈을 꿨다! 윤하랑 손잡는 꿈! (...)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하자면, 나랑 윤하가 학교 교정서 나란히 앉아 있었고, 윤하는 마침 1집 단발머리 청순함 뿜어내던 모습이었고, 꿈속에서조차 찐따였던 나는 어쩔 줄 몰랐고, 그런데! 윤하가 살며시 오른손바닥을 내 왼 허벅지 위에 올렸고! (...) 그제야 난 용기를 내어 그녀의 손등을 감싸 쥐었고! (...)
흑흑. 감동이다.. 현생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무의식에서나마 성취하다니. (미친놈) ..꿈치고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나. 왜냐! 내 손바닥과 그녀의 손등이 닿은 순간, 지쟈스! 도파민과 엔돌핀이 솟구치는 바람에 또렷한 의식의 세계로 넘어와 버렸으니까! (뭔 소리야!) ..너무 좋은 나머지 꿈에서 깨버렸다는 말입니다.. (...) ..이제 알겠어. 왜 AV에도 순애장르가 있는지. (..) 야동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쾌감! (짝!)
이왕 꿈 얘기 나온 김에, 여태껏 잊을 수 없는 상상 세계 풀어보실까! 우선, 덩굴식물 터널!
내가 만끽한 가장 평온한 꿈이었어. 오전 10시의 햇살이 부드럽게 세상을 비추는 가운데, 초록빛 가득한 덩굴식물 터널을 산책하는 꿈! 세계에 인간은 나 혼자 밖에 없는 것 같은 고요함마저 즐거웠지. 이 한적함 때문에 내가 이 꿈을 기억 속에 고이 간직했을까요? (..) 아니! 사자 무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 덩굴식물 터널 한 가운데에, 늘어지게 여유 즐기는 사자 무리! ..맹수를 본 순간 일상물에서 스릴러로 장르 역전 돼버렸지 뭐야..
다음, 이상하게 난 공룡 꿈을 많이 꿨걸랑. 특히 티라노사우러스가 나오는 꿈!
꿈이란 신기하지. 세계관 설명 한 번 들어본 적 없는데도, 본능적으로 그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차린다니까. (..) 내가 꿨던 꿈에서는 인간들이 티렉스를 피해 연례행사처럼 이동생활을 해야만 했어. 여름에 곡식을 수확하고, 가을부터는 대피 준비를 하고, 겨울에는 거대한 방벽 뒤로 몸을 숨기고, 거대 공룡 괴물이 물러난 봄이 오면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삶. 대충 이해했지? (...)
가을과 겨울로 가는 시점, 대부분 이들이 피난길에 막 올랐을 때! 사고가 터졌다. 티라노가 예상보다 일찍 마을을 덮친 거야. 비명 소리, 도망가는 발자국 소리, 난 탈출하기엔 이미 늦었음을 직감했어. 그래서 다른 방법을 택했지. 집 안에 파두었던 지하실에 숨기! 그래서 내년 봄까지 버티기! (...) 난 살아남았을까요? (..) 그건 나도 몰라. 이후 어떻게 됐는지, 아직 꿈을 꾸지 못 했거든.
똑같은 세계관에서 다른 시나리오에 맞닥뜨린 꿈은 꾼 적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장벽 코앞까지 도달했걸랑. 문제는, 장벽 입구를 열어주지 않는 거야! 목숨 걸고 여기까지 왔는데! 잠깐이라도 성벽을 열면 위험할 수 있다고! (...) 그래서 난 어떻게 했게요? (안궁) ..문을 닫아버린 사람들 입장을 너무나 순순히 이해했어.. 죽더라도 나 혼자 죽자, 결국 티라노 키를 훌쩍 뛰어넘는 나무 위에서 버티고 버텼다..
꿈 얘기 재밌지? (아니) ...끄응.. 이번 꿈은 흥미로울 거다. 거대한 역삼각형 돌기둥 꿈!
이야, 현실에도 역삼각형 건물이 있더라고.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오야마 빌딩이래. 딱 이 느낌! 내 꿈에 나온 미확인물체가 바로 이 빌딩처럼 생긴 흰색 대리석이었어. 그것도 돌기둥이 끝도 없이 바다로 이어진 장면! (...) 가까이에서는 감히 올려볼 생각조차 못 했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에 몸이 뒤로 넘어졌거든. 그래서 어째, 시선을 땅바닥에 고정한 채, 엎드려서 네 발자국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어쩌라고!) ..아니, 그렇다고! 내가 꾼 꿈, 내가 썰 풀겠다는데! 어이! 감사히 들을 것이지! (짝!) 끄응..
혹시 저랑 똑같은 세계관 꿈꾸신 분 안 계십니까? 우리가 전생에 동료였을지, 사랑하는 사이였을지 모르잖아요, 앙? (...) 그나저나 꿈과 상상은 다른 것 같아. 꿈은 상상보다 더 현실적이랄까. (..?) 왜, 꿈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잖아? 상상이라면 전지전능 초능력 이세계물을 펼치겠건만, 꿈에서는 그게 안 되더라고. 자신의 의지가 개입할 틈을 주지 않아. 꿈의 창시자인 나조차도 언제든지 티라노 한 끼가 될 수 있는 세상! 상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모르는 장막! 인정? (...)
아무튼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요, 이 몸은 윤하랑 꿈에서 알콩달콩 손잡았다! 심지어 그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다! 난 더 이상 모쏠이 아니다! 끼요옷!(어휴)
지금 이대로오~ 깨지 않고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