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신 혐오자였다니<-meta />
세상에, 대한민국에서 문신을 경험한 사람이 무려 1300만 명에 달한대. 뭐, 그 중 대다수는 눈썹 문신이나 반영구화장이 대다수겠지만, 그럼에도 놀랍다! 전 국민 4분의 1이 문신과 인연을 맺었다니, 코호호.
여러분은 문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일단 난 싫다! 본능적인 거부감이 올라온다. (...) 문신이 뭐야? 고대로부터 이어온 과시 수단이자, 관종의 표현이자, 허세력의 발로 아니겠니? 문신 한 인간치고 나긋한 사람 못 봤습니다. (짝!) 내가 틀린 말 했나! 문신 이꼴, 나 좀 성깔 있습니다, 건들지 마십시오, 앙? (...) 우리 같은 진따들과 상극의 존재들이야. 인정? (...)
물론, 문신을 받을 자유 인정해. 자기 몸을 도화지처럼 쓰겠다는데 누가 말리겠어. 다만, 마찬가지로 문신한 사람을 아니꼽게 볼 자유도 있는 거 아닌가? (...) 흐음... 내가 말해놓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야. 논리적으로 타당한 전개 맞죠? (...)
문제는, 문신을 “할” 자유는 어떻게 볼 것인가! 올 초에 헌법재판소에서 비의료인 문신시술을 불법 행위라고 판단 지었거든. 이 말은 뭐다? 문신을 받으려면 의사에게 받으시오. 흔히 떠올리는 타투샵은 안 돼! (...)
난 첨에 헌법재판소 판결이 고리타분하게 보였어.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문신시술을 차별하는가! ...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고. 문신 바늘이 피부를 뚫을 때마다 높아지는 감염 위험! 피부 괴사에, 근막염에, 폐혈증에, B형 간염에, 에이즈에, 끝도 없다. (...)
아무튼. 헌재, 잘 판단하셨어. 그럼! (...) 크흠, 어쩔 수 없습니다. 저 스스로도 이렇게나 문신을 혐오할 줄 몰랐습니다. (...) ...이상하지. 이래봬도 나, 꽤나 진보적이며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했거든? 문신?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실상은, 도저히 용납이 안 돼. 푸후후...
지금 내 마음이 바로 동성애를 결사반대하는 분들 심정인가? 크흑, 이제야 그 분들의 충의를 헤아리겠습니다. (...) 후우... 끄응... 분명 머리로는 문신 이해하는데, 보건수칙이 지켜진다면 까짓것 문신사도 합법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내 가슴은 반대방향으로 튀어나가는구나.
하긴, 문신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취향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겠지요. 지금 이 자리도 그저 모두의 입장을 들어보는 거지. 참고로, 문신반대파인 날 설득할 시도랑 하지 않는 게 좋을 걸? 난 이미 확고한 꼰대니까, 캬하하! (...) 마찬가지로, 나도 너님들을 어찌 할 맘이 없습니다. 내 말에 흔들릴 여러분이 아니잖아? (...)
여하튼. 오늘의 결론! “샤이” 문신 혐오충을 존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