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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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교권이 뭔가요? (6) 2023/07/21 PM 10:16





교권이 뭔가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고,..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이유가 학부모의 과도한 언성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이런 뉴스를 듣고 있자니 예전 생각이 났어. 6년 전이었나? 내가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잠깐이나마 일했었거든. 나름 성실하게, 즐겁게 일했지. 해맑은 아이들, 소중한 추억, 뜻깊은 기억 한 가득이야.

 

그러나 아픈 순간도 종종 있었어. ..이를테면 방과 후 텅 빈 운동장 한편에서 학부모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쩔쩔매고 계시는 선생님,.. 대화 내용이 공기 너머 내 귀까지 들릴 정도로 앙칼졌던 목소리... 울먹이고 계신 선생님을 난 모른 척,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이며 운동장을 황급히 벗어났지만, 차마 침통한 표정은 숨기지 못 했어...

 

이왕 말 나온 김에 오늘은 내가 초등학교에서 일하며 느낀 점을 풀어놓을까? 과거의 경험에 의지하지 않고는 오늘 쇼를 이끌어가지 못할 것 같아. 머리가 너무 복잡해... 아무튼. 난 1, 2학년 특수반을 맡았어. 특수반? 쓰고 싶지 않은 단어야. 내 딴엔 명칭을 달리 불렀는데, 아아, 뭐라고 불렀는지 이젠 기억이 나지 않아.

 

특수반이라 해서 문제 가득한 아이들이 온 건 절대 아냐. 그저 구구단을 못 외우거나, 책을 술술 읽지 못하거나, 수업 중에 집중을 못하거나, 그 정도의 아이들이 왔어. 이게 뭐가 문제야. 오직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들... 다만, 몇몇은 진짜 “문제”였어. 친구를 괴롭히고, 때리고, 군림하려는 아이...

 

모든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고자 다짐했다만, 안 되더라고. 그 몇몇 “개구장이”들에겐 속앓이를 했어. ...첫날부터 충돌했지. 7살 꼬꼬마가 날 보자마자 6개월 임시직인걸 알아채더라고. 곧 무시하는 눈빛을 보냈어... 뭐, 나도 밀리지 않았어. 난 비정규직이니까, 뒤가 없는 놈이니까, 널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면 고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다짐만 했어...

 

참고로 아이들은 눈치가 빨라. 누가 자길 혼낼 수 있는 사람인지 대번에 파악하더군. ...내 말은 안 듣지만, 담임쌤 말은 슬쩍 듣지만, 부모님 말은 잘 듣더라고... 아이에게 중심은 부모님, 그러니 학부모님들, 부디 선생님을 존경해 주셔야 합니다. 맘 속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아이들 앞에서는 선생님을 높여주셔야 합니다. 아이는 마치 늑대 무리 속 서열을 따지듯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아잇. 아이들을 개에 비유해서 미안해. 허나 다른 적절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네... 아까 말했던, 운동장에서 학부모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고 있던 선생님, 그 모습을 아이들이 봤어 봐. 아이는 부모가 선생을 무시한 것 똑같이 선생님을 하찮게 취급할 거야. ...다행히 난 운이 정말 좋았어. 학부모님들이 날 선생님 대접 해 주셨거든... 비정규직에, 변변한 경험도 없는 주제에, 아이들 가르칠 자격도 없는 날 말야.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무튼. 주변 친구에게 해를 입히고, 선생님에게 대들고,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빠따질이면 해결인가? 생활기록부에 낙인을 찍으면 되나? 학부모를 소환하면 될까? ...난 잘 모르겠어. ...그 전에, “교권”이 대체 뭐야? 교권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어? ...아리송한데.

 

내가 확실히 느낀 점은 2가지야. 첫째, 문제 아동의 학부모님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 일례로 “개구장이” 중 한 녀석이 내게 대뜸 담배 피냐고 묻더군. 난 피지 않는다,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까 친구도 피면 안 되겠죠? 타일렀더니, 그 친구는 기어이 피겠대. “아빠”가 피니까, 자기도 필거라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별별 망상을 다 펼쳤어.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느그 아버지 몇 살이고, 분노가 목구멍까지 맴돌았어... 워워, 요점은 부모님은 아이의 거울입니다.

 

둘째, 아이들을 위한 인력과 예산이 확충되어야 한다. ...얼마나 지원에 인색했으면, 어떻게 나 같은 놈이 특수반을 맡았겠니.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교대를 간 것도 아니고, 그저 몇 시간 반짝 교육학 익힌 내가 그 아이들을 제대로 인솔할 수 있겠니? 이건 아니잖아...

 

물론 나 열심히 했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해! 깊은 고민을 선생님들과 나누고, 방법을 찾고, 교육 서적을 뒤적이고, 그랬어... 그럼에도 후회가 남아. 난 좋은 사람이었나? 아이들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나? ...결정적으로 난 학교 폭력을 결국 막지 못 했어. 한 아이가 다른 한 아이를 괴롭히고 있음에도 까맣게 몰랐어. 우당탕탕 정신없는 와 중에 신경을 못 썼어. ...변명이지. 깜냥이 안 됐지! 죄송합니다! 아이에게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러니, 정말 전문적인 지도사가, 인당 5명, 아니, 5명도 많다. 1 대 1 수업으로 갑시다. 이 정도는 해야 아이를 사람으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난 그렇게 생각해. 난 5명을 감당 못 했어...

 

그.. 내가 어떤 미친 발상까지 했는지 알아? 폭력적인 아이, 가위를 들고 날 위협하는 아이, 그 아이를 보면서 우생학이니 유전학까지 생각했어. 히틀러 마냥! 쟤들은 유전인자부터 가망이 없다! 호르몬 치료, 유전적 거세 밖에 답이 없다! 우리 사회를 위해서 도태시켜야만 한다! ...이런 나치식 발상 말야... 감정이 격해서 뒤죽박죽 말했네. 우생학은 잘못! 그러나 약물치료, 호르몬 치료는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하튼. 심경이 복잡한 요즘이었어... 아참, 학부모님들 안심하십시오. 전 더 이상 학교에서 일 안 합니다. 아이들은 안전합니다..

 

아잇, 중구난방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어쨌든, 오직 힘내시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무력하지만, 그럼에도 이 땅에 선생님들, 힘내십시오. 그리고 학부모님들, 힘내십시오. 우리 모두 아이를 위해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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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을 가르칠 스승을 존경하며 자식은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아니하며 스승은 자식처럼 제자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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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처럼 부모, 스승, 학생 모두가 서로 존경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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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을 꽤 오랫동안 했었는데, 뭐라 그럴까- 실질적으로는 교권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직책이었죠. 지금처럼 뭔가 전문화된 교내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복지관'에서 지역민의-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의 사교육을 대신 담당하는 일이었기에 어떤 면에서는 '돌보미'까지 같이 하게 된 조금은 힘들 수도 있는 일이었어요. 그 때 제 사회적 신분은 학생이었고 바로 복지관이 위치한 동네에 소재한 모교에 재학 중이었기에 어쩌다 학교(기숙사 생활 중이었음) 밖으로 나오면 이따금 얼굴을 마주치기도 했죠.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제가 선생님으로서의 인상보다는 동네 형의 이미지가 강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의외로 별로 고생은 하지 않았어요. 요즘 보통 지역 복지관 이야기를 하면 '언더도그마'를 거론하며 생활수준이 떨어지기에 자녀들의 교육도 소홀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천둥벌거숭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막되먹은 녀석들이 대부분이다- 라고 생각들을 하잖아요. 하지만 몇몇 그 나이 또래의 말썽쟁이(공부하기 싫다고 문제지 풀기를 거부하거나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갈고리 살인마 ^^)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열심히 따라주었고, 그러려고 노력을 했었답니다.

제가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몰라요. 물론 그것도 무척이나 오래된 일이라 그 때의 꼬맹이들은 이미 결혼을 해서 자기들만한 자식들을 데리고 있겠죠. 그렇기에 그 때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을 직접적 비교는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때의 순간을 돌이켜보면 단순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와 문제를 벗어나 주변에서 환경을 조성해주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은 너희를 애정하고 있으니, 너희들은 선생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간단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수업이 일어나는 공부방을 벗어나 복지관 전체에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 퍼져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기에 아이들끼리 다툼에 눈물을 흘리는 녀석 때문에 당황한 적은 있었어도, 수업을 진행하며 또는 아이들과 놀아주며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또는 맞벌이 가정이라는 환경 때문에 외로웠기 때문에 애정과 관심을 받기 위해 말을 잘 들었던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우리는 '교권'의 회복을 부르짖는 교사들을 현재 뉴스로 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학생 인권'처럼 교사의 (두들겨맞지 않을)인권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교육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말하는 것인가. 지금의 교육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구분할 수 없을만큼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은 '교육'을 서비스로 생각하며 '학교'라는 곳에서 판매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떤 마이피에서 봤어요. 요즘은 선생을 종 부리듯 한다. 그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내가 돈을 내고 애를 맡겼잖아, 돈값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은연 중 우리들은 하고 있는 게 아닐런지. 이렇게 말을 하면 자본주의의 폐해로 볼 수 있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교육을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아이들의 문제를 교사에게 던져버리며 그 책임까지 짊어지게 한 것은 아닐까요.

'교육'이라는 것은 여러 형태가 있고, 그 모든 것은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것입니다. 어쩌면 학교에 맡긴다는 미명하에 각 가정은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의무를 저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교사는 키오스크가 아닙니다. "우리 애는 이래서- 이렇게 해주셔야 해요!" 과거 수학여행이나 보이스카웃 캠핑 갈 때나 요청하던 부탁을 365일 교사에게 던져대며 교사의 사적 시간까지 지배하려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죠. 교사는 원래 그런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거야- 라고 말한다면 정작 아이의 지식을 제외한 성정과 예절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는 과연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 만약 그랬다면 세상에 태어난지 이제 10년이 약간 넘은 아이가 교사를 교단에 쓰러뜨리고 발로 짓밟으며 협박을 하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지..

말이 길어졌는데,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교권'이란 단순히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의 시간은 부모에게도 스스로 이를 회복하고 쟁취를 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예요. 학교는 지식을 쌓게 해줄 수 있을지언정 하루 중 학교를 벗어나 있는 시간에 대해 아이가 무언가 습득하고 함양하는 것까지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즉 지식 이외의 무언가 그릇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은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죠. 하다 못해 요즘은 동네 중고등학생들 담배 피는 것도 어른된 입장에서 함부로 지도를 못한다면서요. 부모들 스스로가 '교육'에 대해 메스를 가져다 대고 팔 다리를 다 잘라내버렸는데, 교육이 제대로 돌아갈리가요. 지금은 교사쪽에서 참다 못해 썩어가는 속마음이 폭발해버려 양쪽의 대결구도로 가는 것 같지만, 결국 교육과 교권이 정상화 되려면 학부모의 사고 개선과 협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금 교사들이 요구하는 건 정책적인 변화에 국한되어 있는데, 단순히 아이들한테 얻어맞지 않는 교실과 그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통제권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은 더 거시적으로 보고 교육현장 속의 정책이 아닌 학교 밖의 교육관까지 개혁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잖아요. 당장에 지금의 초등학생이 10살만 더 먹어도 성인이 되어 그의 독립성을 인정해주며 사회의 주도권을 그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과연 우리 사회의 조타수 역할을 물려받을 인간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을지는 깊게 생각을 하지 않아도 답이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금쪽이'라는 말로 포장하기 전에 진짜 사회에서의 황금과 같은 인물로 키워내기를, 그리고 그러려면 가정에서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최근의 슬픈 사건들로부터 부디 배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상세하고 깊은 의견 대단히 고맙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네요. 교사들에게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을 강요할수도 없고, 물질적 지원이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고, 부모의 역할이나, 여러가지가 촘촘히 엮여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 1명을 키우기 위해선 사회 전체가 도와야 할까요. 고민이 깊네요.

구름나무    친구신청

우생학은 좀 너무갔고, 유전학은 전 맞다고 봅니다.
유전자 레벨에서 글러먹은 것들이 분명 있어요.
모든 인간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모두 다른 유전자를 갖고,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삽니다.
인문학과 민주주의는 이 '개체간의 다름'을 전제로 해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왜 다름의 어두운 면은 다루면 역정을 내고 부정하는지 참 이해가 안됩니다.
교육과 교정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범위내의 아이들도 분명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실제로 있는데 말이죠.
제 아내는 중등교사였는데, 유전자레벨에서 글러먹은 네츄럴 본 악마놈 몇놈이 한반에 몰렸고 그놈들 담임 1년하고 교편 내려놨습니다.
그것들 크면 반드시 살인범, 강간범, 포주 셋중 하나 또는 그에 준하는 강력범죄자가 될겁니다. 사실 포주짓은 이미 하고있었거든요.
얌전한 여자아이를 협박해 원조교제를 내보내고 그 돈을 갈취하더군요.
이때 아내가 맡은 반은 중1 학급.
유전자 수준에서 글렀고, 빠르게 솎아냈으면 하지만.. 모두들 이런 악마에게도 인권이 있고 사랑으로 보듬어줘야한데요.
히틀러나 유영철, 강호순, 조두순, 고유정같은 사이코패스 살인마도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아껴줘야하는 사회니까요.

풍신의길    친구신청

ADHD를 겪는 아이들은 해당 질병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분의 일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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