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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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논산 잼버리 (2) 2023/08/13 PM 10:43





논산 잼버리

 

 

무덥던 잼버리가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 둘 고향으로 돌아가고, 몇몇은 우리나라에 남아서 여행을 즐기고, 그렇게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되찾았나? (...) 워워, 평온한 일요일, 평온하게 지나가겠습니다.

 

혹자는 그렇게 말하더군. 이번 잼버리는 “잼버리 정신”을 위배했다고. 한국 관광에 불과했다고. 그래서 잼버리 정신이 대체 뭘까 찾아봤더니, 잼버리 정신이란 스카우트 간의 모임에서 스며드는 일체감과 우정, 협동심과 긍정적인 태도를 말한대. 호오...

 

한편 4년마다 열리는 잼버리마다 대표 표어가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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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 YOUR DREAM. 네 꿈을 펼쳐라! ...꿈이라, 국민 세금 후루룩 잡숴 드실 꿈? (...) 워워! 죄송합니다. 또 흥분할 뻔 했습니다. 펀쿨섹...

 

아무튼. 이제 와서 보니 잼버리를 “논산”에서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 섞인 상상을 하게 되더라고. 군필자들 동의하시죠? 고된 훈련 속에 피어나는 전우애! 이것이야말로 잼버리 정신 아니겠습니까!

 

훈련소... 여러분은 훈련소 하면 어떤 기억이 가장 생생해? (...) 난 입영버스 안에서 느꼈던 그 침울함이 잊히질 않아. 어둑한 겨울 새벽녘, 차가운 공기 내음, 난 어디로 가는가? 왜 가야 하는가? 주변에는 나와 같은 슬픈 영혼들이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고. 살려줘. ...캬하!

 

막상 훈련 받던 기억은 가물가물해. 화생방은 아예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어. PCR? EPR? 그, 뭐였더라? 진짜 다 까먹었구나. ...아! 야간 행군은 떠올라. 암흑 속에서 자박자박 군화 소리! 그때 나름 나, 솔선소범 보였다? 쓰러진 전우의 짐을 대신 짊어들었다고. 잘 했지? 칭찬해 줘. (...)

 

아참, 훈련보다 아침 점호가 더욱 뇌리에 남아. 매일 아침 6시였던가? 6시 30분이었던가? 1월의 한파를 온 몸에 받으며 상의 탈의! 구보! 좌우정렬! 오우야! 인원 파악 잘못되면 고래고래 마이크에서 쌍욕에 준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정말 잊고 싶은 순간이야...

 

이러한 과정을 잼버리 대원들이 겪어 봤어야 했는데. 대한민국의 실상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거지. 문화의 다양성! 분단의 아픔! 청춘의 분쇄! 캬하하! (짝!) 그러는 와중에 커가는 잼버리 정신! 협동심, 우정, 어이!

 

...어라, 잠깐만... 우리 군필자들, 훈련소 동기 기억해? ...난 기억 못 해! 물론 이미지로는 남아 있지만, 이름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자대 가자마자 다 까먹었어! ...뭐지? 논산 훈련소의 추억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소용없다고? 어느새 잊힐 거라고? ...후아.

 

아니. 잼버리는 우리와 다를 거야. 왜냐! 잼버리는 혼성이니까! 남자가 남자는 잊어도, 여자는 잊지 못하는 법! 인정? (...) 그런 의미에서 훈련소 과정만큼은 남녀 구분 없이 합시다! 여자도 군대 1개월은 체험합시다! 저출산 고민할 시간에 혼성 훈련! 훈련소에서 눈 맞을 시 국가에서 연예비용 지급! 성별불문 1인당 1억 5천! ...라는 행복한 공상을 해 봅니다. (...)

 

여하튼, 잼버리의 추억을 딛고, 다음 한 주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식 사이트 (2023wsjkorea.org)
잼버리 파행 수습 비용 최소 310억… 냉방버스-대체숙식 등에 투입|동아일보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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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과 미안함이 남는 이번 새만금 잼버리네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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