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알리익스프레스에
여러분은 ‘알리익스프레스’를 어떻게 생각해? 좋아해? 아니면 싫어해? (...) 난 매우 좋아해. 기상천외한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까. 예전이야 알리에서 물건 산다하면 중국통이네, 짝퉁을 돈 주고 사네, 종종 나쁜 소리를 들었다만, 이젠 아니지. 너도 나도 알리에서 쇼핑을 즐기니까.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직구한 금액만 1조 4천억에 달하고, 다분히 하반기까지 합치면 2조를 넘어설 전망이래. 알리익스프레스는 어느덧 지마켓과 옥션을 재치고 당당히 국내 쇼핑몰앱 이용자수 3위를 기록했고 말야.
하긴, 나만 해도 그래. 올해 지른 물건 대다수를 알리에서 구매했어. 오히려 국내 쇼핑몰에서 지른 물건을 꼽아야 할 정도야. 어디보자, 내가 올해 국내 쇼핑몰에서 지른 물건이 뭐 있더라... 쌀! 논산에서 키운 삼광쌀은 국산이고, 엄... 그 외는 없어! 세상에! 상상 이상으로 내 삶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잖아!
난 주로 카메라 장비를 사거든? 삼각대, 플레이트, 나사, 너트 같은 것들은 이미 3년 전부터 알리에서 중국산 회사 제품을 사왔어. 정말 쌌으니까, 품질 또한 괜찮았으니까. 스몰리그니 레오포토니 틸타니 피지테크니 시모다니 죄다 중국 회사다?
그러나 차마 먹는 제품, 바르는 제품, 고가의 제품은 알리로 사기 두려웠어. 중국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내 색안경은 부서져나갔으니, 첫째 중국산 물품 품질 자체가 올라간 것도 있고, 둘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7일 배송, 무료반품, 정시보장 등으로 신뢰감을 주었기 때문이야.
요즘은 국내로 배송되는 제품 대다수가 무료반품, 정비배송을 보장하더라? 무료반품을 보장해 주는데 까짓것 알리에서 비싼 거도 질러봤어. 이를테면 20만원에 달하는 렉사 메모리카드, 작동 잘하는 정품이었고요. ..컴퓨터 냉각의 명가 ‘녹투아’ 팬 및 쿨러 또한 짱짱한 정품이었어. 이렇게 된 거 다음에는 CPU, 그래픽카드, 타스캠 녹음기까지 알리에서 지를까봐.
한편 바다 파서 장사한 싶을 정도의 가성비! ‘천원마트’에서 생활 잡화 구매하는 게 쏠쏠해. 최근에도 나 3천원 치 질렀어.
천 원짜리 물건 3개를 담으면 집 앞까지 무료로 배송해 주다니, 심지어 7일 배송을 보장하다니, 게다가 첫 구매 고맙다고 물품 1개를 공짜로 넣어주다니, 안 사고 배길 수 있니? 난 시간나면 괜히 알리 천원마트를 검색하게 되더라고.
그 천 원짜리 물건들 조잡하지 않느냐? 물론 조잡한 것도 있지. 그러나 똑같은 물건을 국내에서는 만원에 팔고 있어! 일례로 내가 알리에서 장갑을 6천원 주고 샀거든? 국내에서는 4만 2천원에 팔더라. 똑같은 걸! 택갈이만 한 걸! 이러니 내가 국내 쇼핑몰을 이용할 이유가 없지! 중개상에게 돈만 바치는 꼴인데! (짝!)
아무튼. 알리 덕에 중국물건을 맘 놓고 직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조금이나마 우리나라가 걱정돼. 마데인 코리아가 사라져 간다는 건 진작 알았다만, 정말 없네. 마데인 USA보다 더 희귀해진 거 아냐? 이런데 우리 어떻게 무역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거지? 신기하네.
그래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중간재에서 막대한 수출을 거두고 있나? 아시는 분? (...) 근데 반도체도 점차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잖아? 전기차는 이미 중국이 앞서나가잖아? 배터리 또한 중국이 최대 라이벌이자,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토류를 중국이 쥐고 있잖아? 어? 우린 없잖아? ...아닌가! 우리에겐 아직 하이닉스 HBM이 남았나!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 기업은 SK하이닉스가 되는 거야? (...) 크흠.
에라이, 내 주제에 나라 걱정할 때냐! 내 삶이 중요하지! 지금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 우리인데! ..돈은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그저 싸고 품질 좋은 중국산 팍팍 애용합시다! 시진핑 충성충성! (짝!) 너희들 중에 마데인 차이나 없는 자만 내게 돌을 던져라!
워워, 펀쿨섹... 그나저나 알리에서 주문한 상품 중 상당수가 ‘세관’에서 배송 시간을 잡아먹더라고. 어쩔 때는 세관 통과하는 데만 일주일 넘게 걸리더라니까. 이 말인 즉, 윤석열 대통령님, 세무직 공무원 더 뽑읍시다. 평택항에 대규모 AI 세관 도입합시다. 그래서 중국산 값싼 물건이 거침없이 국내로 들어올 수 있게 합시다. (...)
농담 아냐. 사장님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찾는 것처럼, 가난한 난 값싼 알리발 중국산 제품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고. 야너두? (짝!) ...자유무역이란 정말 대단하군요. 끼요옷!
[단독] 이젠 우리가 돈 퍼준다... 중국과 무역, 31년만에 첫 적자 (chosun.com)
中직구 무서운 성장…알리, G마켓 제쳤다 - 매일경제 (mk.co.kr)
"왜 이렇게 싸?" 알리 가격에 깜짝…중국 직구 상반기 1조 뚫었다 - 머니투데이 (mt.co.kr)
(2부) 잘 나가는 K-푸드, 농산물은 다 중국산이네 (youtube.com) (언더스탠딩)
풍신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