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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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스팸을 거부할 나이 (4) 2024/03/12 AM 12:10

스팸을 거부할 나이

 

 

속이 불탑니다. 양 어깨가 무겁습니다. 나는 또 뭘 잘못 먹어서 해롱거릴까요. 제정신이 아닙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떠들겠습니다. 아악!

 

짐작하건데, 점심에 먹은 스팸 때문에 몸이 안 좋은 것 같아. 설에 받은 스팸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한 캔 뜯었건만, 뚜껑 딸 때부터 불길했어. 왜 그럴 때 있잖아. 본능적으로 몸이 음식을 거부할 때. 그런데 다른 반찬도 딱히 없고 해서 그냥 스팸을 들이켜 버렸지. 그리고 지금의 사단이 터진 것 같아.

 

참, 작년 까지만 하더라도 스팸 잘만 먹었거든? 명절 때면 온 친척이 내게 스팸을 투척했어. 본인들은 스팸을 안 드신다면서, 너 먹어라! 그럼 나는 한 달 내내 스팸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고, 프라이팬에 구워 먹고, 된장찌개에 넣어 먹고, 생으로 퍼 먹고, 우걱우걱 감사히 먹었는데... 이젠 안 되네!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내가 왜 스팸을 거부하게 됐을까? 돼지기름을 소화시키기에 이젠 위장력이 딸려서? 그런 것도 있다만, 일단 맛이 없어. 너무 느끼해. 그 물컹한 스팸을 씹고 있자니 마치 10년 된 슬라임 젤리를 씹는 것 같아. ...아잇, 내 입맛이 문제인가? 안 되겠다! 잠깐만! 내 지금 당장 스팸 하나 더 까고 올게! (...)

 

 

....히히히! 안 된다! 스팸류란 스팸류는 모조리 몸이 받아들이질 않아! 맛이 없어! 스팸이고 런천미트고, 또 닭고기 스팸? 이건 또 뭐야? 새로 나왔나?

 

...는, 닭고기 스팸조차 맛이 없네. ...나 어쩌면 좋니. 속이 메스꺼워. 실험한다고 스팸 통조림을 4개나 뜯었는데, 이것들 어떻게 처리하지? 예전이면 손쉽게 먹어 치웠을 테지만, 난 더 이상 못 먹겠어! 여러분이 대신 먹어줬으면 좋겠어! 흑흑... (...)

 

아니다. 고작 스팸 안 먹게 됐다고 자책할 필요 있나.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한층 나는 건강해졌다! 아무렴! 스팸 먹어서 좋을 게 뭐 있다고! 햄과 같은 가공육이 발암을 일으킨다며? 아질산나트륨이니 뭐니, 보존재 때문에, 앙? 스팸 먹지 마세요, 당신도! (...) ...라고 떠벌리고 있는 지금 내 모습이 더욱 처량하네... 스팸이고 햄이고 맛있게 먹으면 건강식이죠.

 

이제 받아들일 때가 됐어. 나이를 먹었고, 예전마냥 먹는 데로 소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지. ...그나저나 돌아올 추석에는 어떻게 해야 될까? 이제 나도 친척들의 스팸을 분쇄시킬 수 없잖아? ...엄마한테 말해놔야겠다. 앞으로 스팸은 금지! 대신, 어묵세트 정도는 내가 아직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닌가? 어묵마저 버거우려나! 오늘 나 왜 이러니! 왜 이렇게 비관적이니...

 

아싸리 육고기를 피하고 과일로 가야 할 것 같아. 사람이 간사한 게, 요즘 과일값이 올랐다니까 유독 더 과일을 섭취하고 싶어. 특히 사과! ...난 여태 사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 과일하면 언제나 청명한 배를 압도적으로 선호했어. 그런데 괜히 최근 들어서는 사과가 당겨. 왜죠? (...)

 

워워. 더 떠들었다간 이상한 소리 내뱉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갑자기 사과가 먹고 싶소! 상큼달콤 청록의 풋사과를! 끼요옷!





런천미트와 스팸의 차이, ㅁ만 기억하세요! (youtube.com)

'스팸.비엔나소시지'의 불편한 진실...식품첨가물 1위 업체는? (foodtoday.or.kr)

아질산 나트륨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생산 30% 줄었는데 도매가 2배로 뛴 金사과…“비탄력적 시장 때문”|동아일보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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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코넬    친구신청

님 마이피 진자 신기해요

풍신의길    친구신청

고맙습니다!

燃えろヒゲ    친구신청

저도 3일전에 스펨먹고 급체해서 개고생 진짜 죽다살아난 기분

풍신의길    친구신청

으아, 체하는 건 언제나 불쾌한 경험이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체한 경험때문에 당시 먹었던 음식이 싫어질 수도 있겠군요. 그래서 지금 제가 스팸을 멀리하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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