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병원을 갔다가, 지하철을 타고 가게로 나왔습니다.
지하철이 한창 달리고있는데... 옆의 노약자석에서 좀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동생이랑 같이 서 있다가 귀를 좀 기울여보니.. 대선 얘기였습니다.
할아버지 세 분과 할머니 한 분 정도였는데, 일행은 아니고 각각 따로인거 같더군요.
특히 그 중에 할아버지 두 분이 다투시는 중이었습니다.
보니 한 분은 문재인, 다른 분은 박근혜 지지자인거 같았는데요.
처음엔 그냥 누구 찍을거다 정도로 얘기가 오가는 정도인거 같았는데...
박근혜 지지자인 분이 "난 빨갱이는 안찍을거다 절대로." 하는 바람에 좀 언성이 높아졌나봅니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분이 "시대가 언제인데 아직도 빨갱이소리나 하고 있냐."고 하셨지만..
한번 빨갱이 테크(?)를 타자, 박근혜 지지자인 노인분의 입에서는 빨갱이소리 밖에 안나오더군요.
중간중간에 "박정희 대통령이 얼마나 대단한 분이었는데.."가 섞이는 정도....
결국 "박정희는 독립군 때려잡던 일본군 패잔병인데 그건 괜찮으냐?"고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 그랬냐?"였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분이 내리려고 일어나면서,
"역사에 관심도 좀 가지고 하면서 투표합시다."라고 하자..
"거 영감쟁이 되~게 잘난척하네."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앉아있던 나머지 두 분 중에 할머니는,
"누가 돼도 크게 기대는 안하지만, 이번엔 문재인 한 번 찍어줘야 안되겠나."라고 하시더군요.
마지막 한 분은 별 말씀 없이 중간중간 웃기만 하셔서 어떤 생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부산의 노인분들도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얼마전에 지하철 역 인터뷰에서 돌직구 던지던 할아버지도 계셨고요.
이렇게 편이 나뉘고 야당을 한 번 찍어줘보자는 분들이, 적어도 소수는 아니겠죠.
정말 우연히 극소수인 분들 중 두 명을 지하철에서 마주쳤다면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