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소위 한애갤이나 그 쪽 사람들을 보면 "물산장려 운동"에 한국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써 놓고는 "우리가 쓰자" 운운 한다. 나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소비는 어느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애니를 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에 호소한다.
나는 감정으로 호소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여긴다. 오히려 이것은 정부실패의 문제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 많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정부지원을 받았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정부지원을 50억원씩이나 받아가면서 사람들에 실패한 것은 뭐 때문이기에 그런 것일까.
정부지원을 받아 놓고는 관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측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분명한 이행 조건을 제시한다면 그 제작비는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전액 활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불구하고 그들은 정부의 관리가 없으니깐 제작비를 날려버리고, 감독이나 제작진에게 주어지는 돈은 10억 남짓이 전부가 된 것이다.
이는 정부실패의 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또 한 쪽으로는 공공재의 비극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애니메이션 관련 지원안을 내 세워도, 관리가 없고 지원금만 받았을 경우 공공재의 비극과 동일한 상황이 된다.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는 정부 지원보다는 세제 감면이나 적극적 지원으로 대기업이 애니메이션 산업에 뛰어드는 것이 났다고 본다. 대기업은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면 최대의 효율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은 자사의 제품 홍보 목적이든, 시장점유율 강화 이든 간에 참여한다면 좋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물론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자들은 기존 갑-을 관계에서 재정립 될 것이다. 아마 그들은 IT 관계자들처럼 "애니메이션 하청하느라 힘듭니다." 라는 장문의 글을 올릴 것이다. 나는 이런 글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사업자들은 정부 지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았는가? 차라니 대기업의 효율성이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더 났다.
나는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도 반대한다. 시청자들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있다. 단지 "국산 애니를 지켜야 한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만으로 심야에 경쟁력이 없는 애니메이션을 봐야 할 권리는 없다.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심야라고 해도 볼 시청자는 분명 있다. 이 시간에 TV에서 국산애니만 틀어주면 선택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방송국측에서도 심야시간이 중요하다. 이 시간은 충성도가 높은 성인들이 챙겨보기 때문이다. 만약 국산 애니 쿼터제를 늘이거나 유지하자고 하면 방송국의 손해를 강제하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심야애니 쿼터제를 늘리면 어떻게 될까. 아마 방송국은 손해를 볼 것이고, 더 이상 국산 애니메이션을 들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오히려 이런 쿼터제가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목을 잡는 샘이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많은 피해를 볼 지도 모른다. 법으로 시청권을 빼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소비를 강제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과연 동정심이 뭘 해결하겠는가? 잠깐동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후는 원상태로 복귀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국산 애니메이션을 보자고 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런 것들을 외면 할 것이다.
시장을 만들고 싶으면 정부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규모가 작을 시, 새로운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할려는 기업을 성장기에 오를 때까지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업은 이런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현 상황으로는 정부만 요란하다. 타 기업은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시장 당사자가 되어야 할 기업은 전부다 고사해 가는 중소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없다. 이 상황에서 지원금은 공공재의 비극으로 전락하였다. 기업의 고위 간부들과 임원들은 그 돈을 나눠 가지기 바빴다. 반면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턱 없이 부족한 돈을 받았다. 감시 시스템이 없고, 인센티브도 없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는 감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혹시나 생길지도 모른 감시 시스템의 비 효율성을 줄이기 위하여 외주를 줘야 한다. 자연히 지원금 가지고 갈라먹기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애니메이션의 퀄터리는 좋아질 것이고, 외면했던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돌리게 될 것이다.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