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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폰 아니메/만화] 어째서 금서목록과 크레용신짱(짱구는 못말려)의 DVD 가격이 차이가 나는가? (0) 2011/07/10 PM 07:44
현재 일본의 아니메 시장은 두가지로 양분되었다. 하나는 어린아이나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일반용 아니메 시장. 또 하나는 오타쿠들이 주로 즐기는 심야용 아니메 시장.

일반용 아니메 시장은 주로 '가족 아니메'라고 불려진다. 가족용 아니메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크레용 신짱이나 도라에몽 같은 것들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일본 일반 서민층이 나오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공감이 갈 수 있다.

'가족 아니메'시장은 언제나 수요가 넓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팔기 쉽다. 일례로 크레용 신짱과 도라에몽의 TV 스폰서는 일본 유수 대기업이 한다. 도요타나 산요같은 기업의 광고가 주로 나와서 온갖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판단하자면, 도라에몽과 크레용 신짱의 시청자 (잠재적 수요 : D)는 일정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초 장기 아니메에 스폰서를 대는 것이 이익이라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즉, 가족 아니메 시장은 일정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공급도 기대할 수 있다. 경제주체인 기업(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폰서)나 가정 양측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오타쿠 아니메' 시장은 반대이다. 수요는 가변적이다. 인기 아니메는 작품성으로 결정되기 보다는 당장 먹힐만한 요소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이 상황에서 경제주체는 반대로 행동한다. 기업은 초 장기작을 시도하기 보다는 1쿨 2쿨 이런식으로 끝내 자금회전을 빠르게 하기를 원한다. 오타쿠(가정)은 또 다른 아니메를 원한다.

일반적으로 오타쿠 아니메는 원작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다. 라이트노벨이나 에로게, 만화등의 원작에 의존하고 있다. 극 소수의 오리지날 아니메가 있지만 마도카 마지카를 빼고는 그래저래 한 상황이다.

기업입장에서는 자금회전을 빠르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아니메화 한다. 설사 DVD 판매량이 500장 이하라도 상관이 없다. 일단 아니메화 하면 다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제작위원회에서 원작 판매량이 좋게 나왔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원작 홍보라면 되는 것이다.

현재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애니메이션 직접 제작 방식이다. 이 방식은 주로 초 장기작에 사용된다. 예를 들자면 크레용신짱의 아니메 판권은 신에이 애니메이션이 소유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직접 돈을 벌기에는 매우 좋다. 그러나 물의를 빚으면 직접 책임져야 한다. ( 그래서 크레용 신짱은 일본 학부모 단체인 PTA로부터 부적절하다고 항상 비난받고 있다.)

나머지는 제작위원회 방식이다. 주로 오타쿠 아니메 (심야 아니메)에 행해지는 방식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애니메이션 기획안을 내면 스폰서와 제작사를 포함해서 제작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을 말한다. 때때로 애니메이션 발주를 제작사가 아닌 타 기업이 제출하는 때도 있으나, 일부이다.

제작위원회는 시청률보다는 관련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타쿠 아니메의 특성 상 광범위한 대중에게 물건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오타쿠 아니메의 이미지는 낮거나 거의 알지 못한다. 언론상에서 어쩌다가 한번 씩 아니메가 나와도 "그런 아니메가 있군." 정도로 받아들인다.

제작위원회는 한정된 오타쿠를 상대로 관련상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불구하고 오타쿠는 아직까지 일본사회에서 극 소수이다. 제작위원회가 볼 때 수요가 한정되 있으므로 가격을 올려야 한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수요가 한정되 있으면 공급은 가격을 올린다. 시골지역의 서비스 업종이 비싼 이유가 그것에 있는 것이다. 시골지역은 인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흑자를 볼려면 가격을 올리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오타쿠 관련상품이 비싼 이유도 이것이다. 오타쿠의 인구가 증가되었다 해도 여전히 오타쿠는 극 소수이다. 제작위원회가 판단할 때 관련상품의 가격을 올려서 흑자를 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명 경제학적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이다. 수요가 한정 된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었다가 손해를 보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을 낮출 방법이 있다. 오타쿠의 수가 100만명 정도 늘어난다면 시장은 가격을 낮출 것이다. 아니면 경제호황으로 오타쿠의 구매력이 급속히 향상되는 것도 있다.

현재 이 대안은 멀다. 오타쿠의 특성상 (아니메, 에로게, 라노베) 새로 오타쿠가 되는 인구가 많지는 않다. 2CH와 국내 에로게, 아니메 사이트만 가면 오타쿠가 좀 늘은 걸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아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오타쿠 아니메 DVD 가격은 경제학적으로 지극히 합리적이다. 오타쿠 인구가 적은 상태에서 가격을 낮췄다간 서로 파산하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예를 든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DVD' 가격도 그렇다. 원작이 라이트노벨이다 보니 한정된 계층만 본다. 방영시간은 심야시간이다. 수요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제작위원회 (프로젝트 인덱스)측은 가격을 상승해서라도 흑자를 맞춰야 할 것이다.

반면 크레용 신짱의 DVD는 다르다. 일본 내에서 크레용 신짱이 방영되는 것은 전역에 걸쳐 있다. 매일마다 다양한 '신짱' 관련 상품이 출시된다. 기업이 판단할때 DVD의 가격을 낮춰서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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