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인이라 할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추천과 나름 찾아본 자료를 보면.
안동하면 찜닭, 헛제삿밥, 갈비집 등이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 근처까지 오갔는데...
뭐랄까 막상 근처 식당까지 갔는데도, 위의 모든 음식들이 끌리지 않더군요.
안동의 찜닭은 유명하다 못해 서울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프렌차이즈점도 있죠.
갈비집은... 너무 흔합니다.
한국이라면 전국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는 게 갈비죠.
헛제삿밥은... 그냥 백반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범 of the 평범이라는 느낌입니다.
때문에 안동 홈플러스에 주차를 해두고 그 근처만 거의 1만보 정도 걸었습니다.
대충 1시간 반 정도 걸었네요.
그러다가 아무런 정보 없이 들린 집이 아래의 집입니다.
입구를 안 찍어서 그냥 다음지도에서 캡쳐했습니다.
여기를 택한 이유는 별거 아닙니다.
지역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것이 보여서입니다.
제가 이곳저곳을 많이 떠돌아다니는데.
점심시간에 나이 많은 분들, 특히 여성 분들이 오가는 곳은 대체로 먹을만하고 가격도 적당합니다.
게다가 '참마'가 끌렸습니다. 지금까지 저 재료를 강조하는 곳은 못 봤거든요.
근처 음식점에서도 참마를 강조하는 식당은 없었습니다.
안동에서만 있는 가게이지만, 다른 곳에서도 찾기 힘든 식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즉, 새로운 먹거리가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확 온 거죠
.
저는 매우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음식보다는
그 지방에서는 평범하지만, 다른 지방에서 맛 볼 수 없는 음식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마 이 지역사람은 아실 겁니다.
홈플러스에서 차를 세우고, 중앙시장을 돌고 돌다 벗어나 여기까지 걸어왔다면.
얼마나 싸돌아다녔는지를...
여하튼 음식은 어떻냐?
일단 간판에 걸린 참마국수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백반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메인메뉴인 참마국수가 나왔습니다!?
위의 백반까지 합해서 8000원입니다!
칼국수는 콩가루가 들어간 구수한 칼국수인데.
추가로 참마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먹고 나서 콧물이 나올 정도의 얼큰함이 있습니다.
보통의 칼국수보다 구수하고 진하다는 느낌입니다.
위의 백반 중에 조린 김치랑 먹으면 매우 잘 어울립니다.
요즘 물가 생각하면 국수만 8000원에 나와도 불만이 없었을 거 같습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매끼로 먹어도 괜찮을 거 같은 그런 맛입니다.
양도 영양도 충분한 식사라는 거죠.
서울 돌아올 때까지도 배가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특유의 식혜를 판매합니다.
위의 사진은 김칫국이 아니라 이집 특유의 [식혜]입니다.
한 그릇에 2000원인데, 한 잔 먹고 저는 2통 포장했습니다. ㅎㅎ
맛은... 솔직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혜지만 진짜로 김칫국 맛이 납니다.
마음에 든 사람은, 상큼하면서도 달짝지근해서 식후 입가심에 좋은 음료고.
마음에 안 든 사람은 달달한 김칫국이라는 느낌일 겁니다.
저는 전자로 느꼈습니다. 제 취향에 맞는 거죠. ㅎ
뭐랄까. 어르신들 음료로도 좋아 보여서 부모님 선물용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젓갈 통 하나에 15000원 정도 합니다.
차에 아이스박스가 있어서 2통을 사고 보냉제를 얻어 가져왔습니다.
지금은 집인데, 다행히 저희 어머니는 이 식혜를 마음에 들어하십니다.
여행에서 뭔가 하나 건진 기분이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