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몸이 약해 부모님이 호신술을 익히라며 도장엘 보냈고, 또래들 중에서 가장 몸이 약한 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단숨에 합기도에 매료됐다고 한다. 한국, 홍콩 합작 무술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던 시절, 당시 몸담고 있던 서대문대한합기도협회 본부도장으로 골든 하베스트 사람들이 무술유학을 왔었는데, 황풍 감독 영화 〈흑연비수/합기도〉에 합기도 대사형으로 캐스팅된다.
이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성룡은 넋을 잃고 그의 실력에 매료됐다고.(합기도에 반한 성룡은 이후 김진팔이라는 한국 사범에게 합기도를 배워 검은 띠까지 땄다고 한다.)
1940년생인 황인식은 한국 무술배우를 물색하던 골든하베스트사의 권유로 황풍 감독의 <합기도>(국내 개봉 제목 <흑연비수>)에 캐스팅됐다.
기존 홍콩 무술영화에서 볼 수 없던 과감한 관절기와 날렵한 발차기를 선보인 황인식의 실력은 단연 돋보였고, 이 영화의 단역이었던 성룡은 그의 화려하고 민첩한 테크닉에 넋이 나가 이후 <사제출마>와 <용소야>에 그를 출연시켰다.
골든 하베스트와 〈합기도〉로 인연을 맺고 홍콩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그는 같은 골든 하베스트 소속이었던 이소룡의 〈맹룡과강>에 출연하게 된다. 〈맹룡과강〉에서 그는 하얀 도복을 차려 입은 일본인 무술가로 나와 이소룡과 일대일 대결을 펼쳤고(크리딧에는 Hap Ki Do 7th Dan이라고 그를 소개한다)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는 김시현 감독의 〈대남〉(1988)을 끝으로 캐나다에 정착, 동양무술 보급과 각종 동양 철학 강연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소룡은 〈사망유희〉를 구상하면서 5층 석탑 안에서 싸울 인물들 중 그를 1층의 남자로 콘티에 그려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