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된 장예모가 국제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웅. 그간 그가 보여주었던 강렬한 색감을 통해 영화를 표현한 방식으로 보면 [영웅]도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간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등에서 보여주었던 주제의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영화를 들고 나온다. 중국내부의 고발적인 일련의 영화를 마무리하고 [귀주 이야기]를 시작으로 [집으로 가는 길] [책상서랍 속의 동화] [행복한 날들]에서 소시민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며 변신을 시도하더니 [영웅]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방향을 바꾼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영웅]을 보면 과거 그의 초기작을 떠올릴땐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메세지가 바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영웅]의 영상은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지다.특히 이연걸과 견자단의 대결장면이나 호수 위에서 펼치는 양조위와 이연걸의 대결씬, 그리고 색감에 따라 바뀌는 인물묘사와 이야기는 역시 장예모가 대단한 감독인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소재와 영상을 가졌지만 메세지가 주는 아쉬움은 역시 어쩔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