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쓴 순수, 보통, 이성은 2013-14시즌 최고의 수식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일이 있을 때 sns를 비롯하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표현이
"이런 행동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의도가 담긴 행동 같다"
"보통 대한민국사람이라면 이런 생각 안한다"
"감성팔이에 넘어가서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였으니까요
위 말들을 전부 종합하면 "보통 아닌 대한민국사람이 순수하게 철저한 자기반성과 냉철한 이성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욕하고 파업하고 단식한다"라고 귀결되겠네요 심지어 이런 안일한 행동이 다른 누군가를 죽이기까지 합니다
(자유주의, 감성살인 출처: https://www.facebook.com/21Liberalism/posts/357199574435147)
그런데 위의 수식어들을 사용하는 분들은 보통의 반대를 비정상, 순수의 반대를 불량, 이성의 반대를 무논리,무식 등으로 생각하고 쓰시는 것 같더군요. 보통의 반대인 특별, 순수의 반대인 불순, 이성의 반대인 감성 중 불순을 제외하고 다른 두개 단어는 사람을 죽일정도의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지 않거든요
죄수번호(사이트에서 주어지는 넘버링을 죄수라고 부르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만 직접 지칭이 불가능하므로 이번엔 사용합니다)가 올려주신 동영상을 봤습니다. 글쓴이에게 동영상에 나타난 행동은 전형적인 비정상적인 대한민국 사람이 하는 순수하지 못한 감성적이고 무식한 행동이더군요 심지어 영상의 주인공인 김영오씨는 "금속노조원에 딸을 이용해 정치적 노림수를 만든, 공권력에 도전하며 국가원수에 욕하는 사람"이니까 더더욱 그렇게 보이셨겠지요
잠깐 옛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일제시대 일제는 내지사람들(일본 본토 국민들)을 국민/비국민으로 구분했습니다. 일제의 세금을 정기적으로 납부하며 전쟁에 참여하고 이를 이웃에게 홍보하는 사람들이 국민, 그렇지 않고 징집에 거부하며 전쟁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한 사람을 비국민으로 구분했습니다.
일제는 군부에대한 비판을 국가에대한 비판으로 봤고 이를 천황에대한 부정으로 인식했죠. 이런 행동을 하는 이들은 '보통의 황국신민'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고 적국에 내통하거나 동족을 배신하려는 의도를 가진 배신자가 되었죠 이렇게 자연스럽게 비국민이되어 국가와, 국민들, 이웃들에게 차별받았습니다
모든 마을사람들이 자기 마을에 누가 비국민인지 관련된 정보를 모두 알았고 공공연하게 미군의 첩자가 아니냐라는 의심을 했습니다. 비국민인 사람들은 어디를 가서 어떤 일을 해도 정보를 캐내서 적국에 팔거나 전쟁에 방해를 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받아야했습니다.
다시 현대 이야기로 돌아와보죠
김무성(당시 비상대책위원장)씨는 참여연대의 안보리 문서발송과 민주당의 천안함 음모론 제기를 두고
"이런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지 의심스럽고...대한민국 시민단체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라고 발언했습니다.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8&aid=0002074842)
정부여당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시민단체와 일부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행동을 하고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흡사 일제시대의 비국민을 바라보는 느낌일 겁니다.
어떠한 의도도 없이 순수하게 애국심만을 가지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자기성찰하는 여당과 정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순수하지 않고 이성적이지 않은 보통 아닌 21세기 대한민국의 비국민이 아닌가요? 혹은 이들에게 '선동'당하고 있진 않나요?
딸 잃고 오열하는 아버지의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 피토같은 소리같겠지만 여러분은 '선동'당하지 마세요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저건 '비국민적'인 행동이고 '선동'이니까요
부검도 무서워서 못한 어머니가 자기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그거 하나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광장에 나왔지만 그래도 여러분은 '선동'당하지 마세요 국민으로서 저런 순수하지 못하고 감성팔이같은 '비국민적'인 행동에 속지 않으실 분들이니까요
추신: 이 글은 애국심이 있으면 자신들 정책에 반대할리 없다고 발언한 서울대 학장까지 지낸 정 전 총리, 음모론 제기로 대한민국 국민자격을 의심했던 김 모 전 비상대책위원장 혹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폭식투쟁에 나서는 자유대학생연합을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일제 군부와 동일시 하는 글이 '절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