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할머니 장례를 마치고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어머니가 계속 누워서 울고 계십니다.
할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서 고생하실때 찾아가셔서 맛난거 먹이시고, 보살피시고 하시다가
집으로 가야할때는 안타까운 마음에 '고통받지 마시고 얼른 아버지 따라 가시라' 고 하셨거든요.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간병사 일을 하신적이 있어서 치매에 걸린 노인분들이 얼마나 어떻게 고통받는지
생생히 알고 계시기에 살아도 산게 아닌채로 연명하느니 편하게 가시는게 좋다고 항상 말씀하시곤 했습니다만, 아침에 평소 하셨던 그 말씀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하고 계셨습니다.
살아서 너무나 고생하시는 것보다 가시는게 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알아보지도 못하고 제정신도 아니셨지만, 침대에 그렇게 누워계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고 안식처가 되었다고
이제 이승에서 어머니라고 부를 존재가 없다는게 이렇게 큰 고통이라는걸 미처 몰랐다면서
괴로워하십니다.
그 말을 했던게 너무나 후회된다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도 어떻게 달래드리고 싶어도 그 고통의 만분의 일이나마 제가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제가 어떻게 그 심정을 이해하겠습니까
그저 할머니께서 좋은곳에 계실 것이고 어머니께서 이러시는걸 바라지 않으실거라 스스로도 전혀 위안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되는 말을 건네봅니다만..
유일하게 어머니하고 입장이 같으신 아버지께서는 누굴 위로하고 그러신 분이 아니신지라
그런다고 산 사람이 돌아오는게 아니니 그만 울고 떨쳐내라 라고 하시지만(나름 본인 경험을 말씀하시며 달래보려 하시는 것 같지만) 어머니께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음식을 사드려도 어디 여행을 보내드려도 지금의 어머니 마음에 들어오시기나 할까요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려야하는지
슬픔과 후회는 늪과 같아서 잠기면 잠길수록 깊어져만 가는데...
어머니께서도 빨리 회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