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먼옛날
대략 재작년쯤. 입사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고객사의 어떤 여사원과 전화로 대판 말싸움을 한적이 있었다.
여사원
-제가 '실수로' 데이터를 잘못 입력했어요.
-그래서 바꿔야 되는데 직접 수정하긴 뭐하고.. 양도 많아서..
-그래서 이 데이터를 수정 좀 해주세요.
나
-네 고객님.
(수정하고 나서)
여사원
-아니 이거는 잘 바꾸셨는데, 이걸 바꾸면 이것도 자동으로 바꿔야 되는거 아닌가요?
나
-아니 이것만 바꿔달라고 하셨잖습니까
여사원
-딱 보면 이거랑 이거랑 연동되는거 모르세요? 아니 그런건 기본으로 해야되는거 아니에요?
나
-저 고객님. 일단 이렇게 정정해드리는 것도 저희 서비스 범위는 아니지만
여사원
-그건 알아요. 그리고 제가 잘못입력한거 맞죠. 그래도 해주시는거 잘해주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그걸 일일히 다 말해야되요?
-말귀를 못알아 들으시나본데..(여기서 이성의 끈이 끊김)
나
-말씀이 심하시군요. 제가 당신 부하직원은 아니 잖습니까!
여사원
-뭐라구요?!
(그다음에 서로 흥분해서 아웅 다웅 멍멍 컹컹)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저 여사원이 전화걸면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긴장하고 막 그랬는데
얼마전부터 이상하게 잔뜩 긴장해서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 봄바람처럼 아주 상냥하고 아름답게 변해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더욱 놀란건 얼마전
나
-그래서 이건에 대해서 처리해드렸습니다.
여사원
-네 감사합니다.
나
-(?!??!?! 나한테 감사하다라는 말을 다해?????)
그 여사원은 톡톡 쏴주는게 삶의 활력소였는데 뭔가 허전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대표님께 여쭤보자 대표님 말씀하시길
대표님
-그 사람 결혼했어.
나
-아....................... 그래요?
그랬다. 사람은 결혼하면 착해지나보다.
얼마후엔 출산휴가도 간단다.
상냥해진 것도 좋긴한데 약간 날이 섰을때도 좋았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