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라는 악기는 온 국민이 배우고 싶어하는 악기입니다. 피아노와 더불어 통기타는 가장 배우고 싶은 악기중 하나죠. 통기타배우기는 다른 악기보다 쉽고 다양한 연주에 사용되어 배우고 나면 써먹을 곳이 많습니다. 일단 다른 악기들보단 가격이 싸서 구매하는 것이 쉽고 편합니다.
그래서 주변에 좀 치는 형이나 오빠들 생각하면서 기타를 처음 잡게 되는데 왠걸, 이건 정말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손가락도 너무 아프고, 소리는 안나고, 코드 외우기는 어렵습니다. 머리가 어질어질. 이거 통기타배우기를 너무 우습게 본 것일까요? 제대로 소리를 내는것이 어렵군요. 거기에 자세는 또 왜이렇게 어려운지 남들은 다 잘 치는것 같은데 내가 치면 기타 소리가 완전 깡통소리 입니다.
어찌된 일일까. 우리는 생각보다 통기타배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통기타배우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다들 쉽게쉽게 치는 것 같지만, 골방에서 수십시간의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는걸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에이 조금만 연습하면 돼" 이것은 흡사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데 "쩌~~ 기 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조금만 가면 돼~" 라고 했는데 가 보면 30분 거리인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각자가 가진 시간의 개념이 많이 달라서 그런거죠.
이제 통기타를 배우기 전 꼭 알아야 하는 기본 상식 세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다 아는 얘기지만 잘 해주지 않는 그런 얘기 말입니다.
1. 통기타는 원래 소리가 잘 나지 않는 악기.
그렇습니다. 통기타는 원래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모르셨다면, 이제 아신겁니다. 초보자에게 통기타는 자신의 소리를 잘 들려주지 않습니다. 통기타는 줄이 날카롭고 세게 눌러야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세게 눌러서 소리를 내려하니 이게 손가락이 너무 아픈겁니다. 그래서 살살잡고 코드를 누르면 또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처음 연습땐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세게 눌러서 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금새 손가락이 아파서 약하게 잡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소리가 잘 나지 않게되고 소리가 잘 나지 않으니 기타 연습을 줄이게 됩니다. 소리가 맑게 나지 않으니 재미가 반감되면서 기타 연습이 줄어들고, 줄어든 기타 연습만큼 실력도 늘지 않게 됩니다.
손가락이 아픈 것도 있지만, 손톱이 길면 코드를 잡기 어려워 소리를 못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배우는 기타는 자세가 무척 중요한데 코드 누르는 자세가 좋지 않아 잡아야 하는 줄만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위 아래 줄들을 건드리게 됩니다. 손톱이 길면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손톱 때문에 기타줄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비스듬히 눌러서 잡게 되므로 다른 줄을 건드리게 되고, 비스듬히 잡았으니 당연히 운지한 기타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럼, 잘 치는 사람은 뭐가 다를까? 그들은 매일매일의 연습을 통해 '이정도 누르면 소리가 잘 나지' 하는 감각을 터득했습니다. 손가락도 그것에 맞춰 연습이 된 상태구요. 무엇보다 이들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손가락 끝에 굳은살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 아이템은 더 적은 (누르는)힘으로도 훨씬 명확한 사운드를 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들은 고통도 잘 느끼지 않습니다. 왜냐면 손가락이 이미 굳은살 아이템을 장착했기 때문입니다. 초보때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손 끝은 코드를 누르는데 부적합 합니다. 아무리 세게 눌러도 손가락 끝이 부드러워서 움푹 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굳은살을 장착하게 되면 약하게 눌러도 손가락 끝이 딱딱하기 때문에 더 적은 힘으로도 튼튼하게 기타줄을 누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기타를 좀 잘치는 사람들은 오랜 연습 시간을 지나야만 얻을 수 있는 '굳은살'아이템을 아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듯이 얘기를 합니다. 이들의 손가락엔 언제나 굳은살이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쉽게 느껴질 수 밖에요. 초보에게 이 고통은 거의 죽음이나 다름 없습니다.
통기타는 원래 소리가 잘 나지 않는 악기이지만, 2-3주 정도의 연습을 통해 굳은살을 획득하기만 하면 그때부터는 좀 쉽고 편하게 소리를 잘 낼 수 있게 됩니다. 이 기간을 적당한 연습으로 잘 지켜내면 됩니다.
2. 통기타는 음악 이론이 필요없는 악기.
음악 이론이 필요없다는 얘기는 일단 3개월까지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동안은 지판과 익숙해지는 시기, 즉 코드의 자리를 외우는 기간입니다. 일단 기타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에 기타와 친해지지 않으면 음악 이론을 알고 있어도 기타 배우기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러므로 3개월 안에 코드를 잡는것, 스트럼을 하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합니다.
1번에서 설명을 했듯 처음엔 소리가 잘 나지 않으므로 포기하기 십상인데 이때를 잘 넘기려면 음악이론 조차도 우리를 방해해선 안 됩니다. 일단 기본 코드가 익숙해지게 노래 부르면서 신나게 일단 쳐봐야죠. 곡을 하나씩 하면서 기타에 서서히 익숙해지게 됩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을 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코드 자리를 외우는 것 밖엔 없습니다. 코드 자리의 음이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어요. 저도 기타 친지 10년 넘어서 하나씩 계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뭐 코드 자리 외운것으로 쳤죠. 말도 안되죠? 그러나 기타라는 악기는 악보 없이 가사+코드만 적혀 있어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다른 악기와는 차별되는 특징이죠. (그래서 배우기 쉽다는 것일지도?)
"나는 프로 연주자가 되겠어!" 라고 생각하신다면 일단 음악이론과 악보 보는 법, 리듬과 화성에 대해서 공부하며 기타 연습을 같이 병행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혹독하게요. 하루 12시간씩 밥먹고 연습만 한다면 음치 박치 여러분도 '기타'로 대학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건 이게 아니니까요. 취미로 하는 연주에는 흥미가 우선입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어떻게든 3개월 안에 기타랑 익숙해지는 겁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기본 14개 기타코드들을 외우면서 말이죠. 코드는 코드마다 누르는 난이도가 다르므로 이것도 역시 과학적?으로 순차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필수 14개 기타코드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뭔가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기타에는 조금 익숙한 상태가 되므로 느린 노래 정도는 칠 줄 알게 됩니다. 기타의 재미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이때부터 더 많은 코드, 더 많은 리듬을 원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계속적인 실력을 쌓게 됩니다. 일단 여기까지도 음악 이론은 몰라도 얼추 사람들이 따라옵니다. 그리고나서 한계에 딱 부딪히게 되는데 이때부터 음악 이론이 필요합니다. 음악이론이 머리에 박혀서 익숙해질 때까지 또 음악이론과 코드를 익히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덧 중수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작 3개월 정도 음악 이론이 필요 없다는 얘기지 계속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후로는 음악 이론을 모르고는 절대 실력이 쌓이지 않습니다. 명심하세요. 통기타는 음악이론이 필요 없이 시작할 수 있지만! 음악이론 없이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3. 연습의 종착역은 '체득될 때 까지'
통기타를 배우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세가지 중 마지막 하나는 바로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가 입니다. 통기타,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 "얼마나 많이 해야하는데?" 라고 묻겠죠. "손가락이 외울 때까지" 라고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머리에 물음표가 ? 뙇!
손가락이 외울때까지 연습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드를 외운다고 하면 1차적으로 머리에서 코드 누르는 그림을 그립니다. 머리로 자리를 먼저 외우게 되죠. 'G코드는 여기, 여기, 여기를 눌렀었지!' 하면서 말입니다. 머리가 외우지 않고는 절대 손이 먼저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머리로 기억하고 - 손가락으로 움직여 잡고, 머리로 기억하고 - 손가락으로 움직여 잡고를 무한 반복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초보 레슨을 해보면 2-3주쯤 되면 처음 배운 코드들이 '익숙해'져서 "A코드 눌러보세요." 하면 한번에 뙇, 잡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게 말이죠. 첫날엔 낑낑대지만 2-3주 후엔 잘 잡습니다. 앞선 과정을 거쳐 코드의 자리를 익힌거죠.
머리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외우는데까지 평균 2-3주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것은 당연히 머릿속에 코드 개념이 전혀 없을때 얘깁니다. 코드가 익혀지고 손가락이 가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외우는 시간이 굉장히 빨라집니다. 새 코드를 익히면 익힐수록 체득이 빨라지죠. 그러므로 연습 시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2-3일만에도 외우고 2-3주가 지나도 못 외우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이것은 차이가 너무도 크기 때문에 어떻게 평균을 내기가 어렵긴 합니다.
확실한 것 하나는 체득된 손가락은, 시간이 많이 지나도 손가락이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기타를 치다가 그만뒀을 때 배운것만 못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 (배웠는데 하나도 못쳐!) 대부분은 체득하지 못한채 기타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처음 배울때는 연습량을 최대한 늘려 손가락이 외울 때까지 연습을 해주어야 합니다.
통기타를 배우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세가지는 기타에 대한 이해, 음악이론에 대한 이해(없어도 일단은 된다는), 연습량의 이해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을 모른채 막연히 '기타배우자~' 라고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적당히 노력을 해야 하고 굳은살 아이템도 장착해야 하고 손가락이 외울 수 있을만큼 연습량을 늘려야 합니다. 이 세가지만 알아도 기타를 배우기전 막연한 생각은 없애고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원에서 동요 배울때도 재밌었을때를 아직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