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댓글에도 달았지만 난 저게 진짜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데
초급 장교에게 동년배의 부사관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최소한 2, 3년은 짬 차이가 있는데 말이지.
(짬도 짬이지만 자기 고참들하고 말 트고 지낼 정도의 사이인데 쉬울 리가)
뭐 육사는 4년이지만 사관학교 짬밥은 같은 육사 출신이라도 안 쳐준다.
군생활은 자대에 가야 시작하는 거니까...
중령과 상사 정도 되면 직위 차이가 있으니까(대대장-중대 행보관) 좀 낫지만
난 우리 대대장이 동갑내기인 우리 행보관에게 막말한 건
이등병이 사단장을 보고도 경례를 안 해서(…)
주임원사를 제외한 전 간부가 연병장에서 굴렀을 때 말고는 본 일이 없다.
(그 때도 행보관에겐 쌍시옷은 안 나왔다. 소령인 작전장교에게는 씨팔저팔 했지만.)
10년 전 여름에 난 중사 진급을 두 달 쯤 앞두고 있었는데
그 때 초임 소위와 트러블이 생긴 적이 있다.
이유는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그 소위가 나에게
"소위 계급장이 우습게 보여? 어디 하사 나부랭이가..."
라고 말한 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문제는 그걸 밥 먹고 올라오던 본부중대장+교육장교+인사장교가 들었다는 거지.
표정이 졸라 굳어진 인사장교가 일단 나를 교관연구실로 끌고 가서 달랬는데
10분 쯤 지나니까 본부중대장이 그 소위를 끌고 와서 나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미안합니다'라고 했다가 뒤통수 쳐맞고 '죄송합니다'라고 정정하는 걸 보니
좀 우습기도 하고 되려 내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날 밤에 대대 소위 전부가 간부 숙소 옆 테니스장에 집합했다는 얘길 들었을 때도 좀 미안했고.
근데 알고보니 그 소위 녀석은
전입 온 첫날에 (자네가 주임원사인가? 정도는 아니지만)
"주임원사님, 나는 커피 안 줘요?"
라고 했다가 중대장에게 처맞았고(…)
그 후에는 취사반장(나보다 4년 고참이었다)에게
"문중사, 왜 나한테 경례 안 해?"
라고 해서 중위들이 좀 신경써서 보고 있었다는 듯...
그나마 우리 중대로 온 소위는 꽤 개념찬 사람이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네는 나한테 경례 안하나 저거 실제로 참 많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