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축구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이카르디의 다이나믹한 인생사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예전부터 이카르디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여럿 받은적이 있었고, 저 역시 이카르디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았기에 이카르디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될 겸 칼럼을 쓰게 되었네요.
이카르디 이야기, 시작합니다!
축구를 시작하다
1993년 2월 19일, 아르헨티나 로자리오에서 미래의 축구스타가 태어났습니다. 축구신동 마우로 이카르디는 가족들과 함께 6살 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살다가, 스페인으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이카르디가 이민을 간 곳은 바로
라리가 지옥의 원정으로 유명한 'UD 라스팔마스'가 있는 지역인 그란 카나리아 섬이었습니다. 이카르디는 'UD 베친다리오' 라는 지역 클럽에서 유소년 축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베친다리오 시절의 이카르디
2002년 부터 2008년 까지 베친다리오 유스에서 뛰며 500골이 넘는 득점을 올리는 좋은 활약을 보이자,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 세비야,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에스파뇰, 리버풀, 아스널 등의 수많은 명문 클럽들이 그를 노리게 됩니다.
명문팀에 입단한 축구신동, 하지만 펴지 못한 날개
영입 레이스에서 승리한 것은 바르셀로나 였습니다. 이카르디에게는 꿈같은 순간이었을 텐데, 이카르디는 어릴 때 부터 FC 바르셀로나의 팬이었기 때문이죠.
사진에서 사인을 해 주는 선수가 막시 로페스,
오른쪽의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어린 아이가 이카르디
이카르디는 어린시절 부터 막시 로페스를 우상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그가 뛰는 FC 바르셀로나 역시 팬이 되는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죠. 비록 막시 로페스는 2007년 까지 밖에 바르셀로나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둘의 만남은 카탈루냐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몇 년 후 제노바에서 둘은 재회하게 됩니다. 막시는 저 때 사인을 해주던 어린아이가 자신의 가정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특이하게도 유니폼에 성이 아닌 이름을 마킹했다.
바르셀로나는 이카르디와 2008년 부터 2013년 까지 계약을 맺고, 바로 U-17 팀에 합류한 이카르디는 2011년에는 U-19 팀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허나 그 직후 이카르디는 이탈리아의 삼프도리아로 임대를 떠나게 되는데, 40만 유로라는 헐값의 완전이적 조항을 달고 보낸 것으로 미루어보면 아마 바르셀로나 측에서는 이카르디에 대한 기대를 잃었거나, 낮게 생각했던듯 합니다.
이후 인테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카르디는 당시 삼프도리아 행을 회고했는데, 본인 역시 당시의 결정을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고,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선택을 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이카르디 또한 바르셀로나에서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본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새출발을 꿈꾸다
삼프도리아는 당초 이카르디를 바르셀로나에서 임대할 때,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조건으로 임대했습니다. 허나 이카르디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프리마베라에서 19경기 13골이라는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삼프도리아는 40만 유로의 완전이적조항을 발동해서 이카르디를 영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사실 삼프도리아 역시 세리에A에서 잔뼈가 굵고 언제든 예상치 못한 강력함을 보여주는 클럽 중 하나기에 "어린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성공 못해서 삼프도리아 같은 클럽 가는게 그렇게 망한건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마냥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이카르디의 삼프도리아 이적은 당시 삼프도리아의 상황과 겹쳐서 생각해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08-09 시즌 파치니와 카사노의 영입으로 강력한 공격진을 꾸리며 유로파 리그에 진출한데다, 09-10 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까지 진출에 성공한 다크호스 삼프도리아는 10-11 시즌 그간의 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단장 '주세페 마로타' 와 감독 '루이지 델네리' 를 유벤투스로 이적시켜 버립니다. (현재도 마로타는 유벤투스에서 성공가도를 걷고 있죠.)
기둥뿌리를 뽑아버린 삼프도리아는 귀신같이 좆망테크를 타며 챔스 진출한 바로 다음 시즌인 10-11 시즌에 기적같은 강등을 당하고 맙니다. 이카르디는 팀이 2부리그에서 허우적대는 시기에 유스로 영입된 것이죠. 물론 이런 상황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바르셀로나를 떠날 당시 이카르디의 상황이 마냥 미래가 밝아보였다는 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삼프도리아와 계약한 이카르디, 이 때만 해도 얼굴에서 앳된 티가 풀풀
3년동안 삼프도리아와 계약한 이카르디는 완전이적 시점인 2011년 7월부터 대략 1년 간 프리마베라(이탈리아의 유스 리그) 에서 뛰었습니다.
그리고 11-12 시즌이 끝나갈 무렵인 2012년 5월, 이카르디는 세리에 B 에서 유베 스타비아를 상대로 프로 데뷔를 합니다.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된 지 10분만에 데뷔전 데뷔골을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시즌 삼프도리아는 기묘하게도 세리에 B에서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승격 플레이오프를 바닥부터 아득바득 기어올라가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세리에 A로 승격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카르디는 페스카라를 상대로 4골을 넣으며 팀의 승격에 일조한 바 있습니다. 페스카라를 상대로 이카르디가 넣은 4골은 삼프도리아에서 50년 만에 등장한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선수라는군요.
세리에 A 데뷔, 바르셀로나에서 무릎을 꿇었던 것은 추진력을 위함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에로망가 NTR 실사판
12-13 시즌, 세리에 A로 다시 승격한 삼프도리아에서 이카르디는 본격적인 날개짓을 시작합니다. 이 시즌 이카르디는 리그에서 31경기에 출장하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리그 10골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며 이탈리아에서 최고로 핫한 공격수 유망주로 급부상했고, 인테르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허나 이 시즌 이카르디의 인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프도리아에서 주전자리를 꿰 찬 것도, 세리에 A 데뷔 시즌에 10골을 넣은 것도, 인테르에서 관심을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우상인 막시 로페스와의 재회, 그리고 그의 아내인 모델 완다 나라 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완다와 여동생 사이라.
사이라 나라 역시 언니처럼 유명 모델인데, 사이라는 디에고 포를란의 아내로 유명합니다.
11-12 시즌, 막시 로페스는 카타니아에서 밀란으로 임대갔다가 돌아온 후, 12-13 시즌 다시금 삼프도리아로 임대를 떠나는데, 그런 그에게 잊지 못할 한해가 시작됩니다.
마우로 이카르디 - 완다 나라 - 막시 로페스
이 때 저들은 알았을까요, 셋이 에로망가에나 나올법한 관계로 얽힐 줄
이카르디는 자신의 우상과 같은 팀에서 뛴다는 사실에 몹시 기뻤을 것입니다. 막시 역시 같은 아르헨티나 태생에 바르셀로나 시절에도 자신을 쫓아다니며 팬질하던 꼬꼬마가 훌륭히 한명의 선수로 성장해 자신과 함께 뛰는 데에 흡족했을 듯 합니다.
실제로 이카르디는 막시에게 튜터링을 받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이카르디는 막시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같이 밥도 먹고, 함께 여가생활도 보내곤 했는데,
이 사진 처럼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극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막시 로페스의 부인인 완다 나라와 마우로 이카르디가 바람이 나 버리고 만 것입니다.
바람이 나버린 이카르디와 완다
찢어진 결혼
이로 인해 막시 로페스와 완다 나라는 2013년 겨울 이혼하고 말았고, 이듬해 5월 이카르디와 완다는 아르헨티나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이카르디는 이 일로 인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까임의 대상이 되었는데, 심지어 전설 디에고마라도나는 공식적으로 이카르디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도덕' 에 대한 관념이 사람마다 다르고, 남녀문제의 경우 일반적인 도덕률로는 생각하기 힘든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감안해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본의아니게 이카르디의 이름이 유명해지는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우상의 아내라는 점 마저 초월할 만큼 열정적인 로맨티스트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NTR 소재의 딸감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인륜을 저버린 천하의 개쌍놈이 될(확률이 매우 높지만) 수도 있으니까요.
이 사건에서 재미있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먼저 이카르디의 취향(...) 이었습니다. 물론 완다 나라는 엄청난 몸매와 아름다운 금발을 지닌 미인 모델이지만, 화려한 데뷔를 한 20살의 차세대 축구스타가 굳이 불륜이라는 페널티를 감수할 만큼 아름답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일단 86년 생으로 93년 생인 이카르디에 비하면 적지 않은 나이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닌가 이정도면 그럴만 한가..
두 번째로, 이카르디가 완다를 사랑한 것이 단순히 즐기기 위한 만남이나 젊은 시절의 치기가 아닌 엄청나게 진지한 감정이었다는 것입니다. 완다는 이카르디를 만난 시점에 이미 막시와의 사이에서 3명의 아들이 있는 말 그대로 애엄마였는데 (외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카르디는 완다와 막시가 이혼하자 마자 엄청난 속도로 완다와 결혼 도장을 찍어버렸고, 막시와 완다 사이에서 난 세 명의 아들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사진 한 두장이면 모르겠지만, 꾸준히 이카르디의 SNS를 팔로우하며 근황을 보아 온 제가 보기에는 이카르디가 완다와 막시 사이의 세 아들들을 친자식 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데에는 가식이 없어 보입니다. 비록 도덕적으로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든 결합이지만, 아무 잘못이 없는 아이들은 적어도 대외적으로 비추어지는 모습 속에서는 새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해 보이니 다행입니다.
사진 속의 갓난아기는 이카르디와 완다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
리그가 끝난 후 가족들과 찍은 사진
마지막으로 완다와 막시 간의 관계였습니다. 완다는 이카르디와의 스캔들이 불거져나온 후 아르헨티나 언론 Revista Gente 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막시와의 불화에 대해 토로한 바 있는데, 막시와 이혼하기 전 3개월 간 둘의 관계는 최악이었으며, 스타 축구선수의 아내이자 유명한 모델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막시와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인터뷰 했죠.
하지만 완다가 막시와 이혼한 후 이카르디와 완다의 결혼이 급속도로 이루어진 점과, 하필 이혼 전 3개월이 문제였다는 완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카르디와 먼저 바람이 나서 막시와 완다의 사이가 소원해졌고, 그것이 이혼의 직접적 이유가 되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후 완다는 이카르디의 아이를 임신했고,
딸아이를 출산하게 됩니다.
이카르디는 정말로 행복했는지 종아리에 딸아이를 문신으로 새겼죠.
이런 모습들을 본 막시 로페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하지만 대인배 막시 로페스는 "사랑이라는 열병에 휘말린 두 사람을 이해한다." 며 관대한 내용의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 둘을 완전히 용서하기는 힘든 일인지, 13-14 시즌 삼프도리아와 인테르의 경기에서 막시 로페스는 쿨하게 이카르디의 악수를 무시했습니다.
얼마나 심리적 타격이 클까요. 아내는 자기 좋다고 졸졸 따라다니던 꼬꼬마랑 바람나고, 심지어 귀여운 세 아들들 마저 아내가 데려가버렸습니다.
막시 로페스의 저주였을까요, 막시 로페스가 토리노로 이적한 14-15 시즌 인테르와 삼프도리아의 경기에서 이카르디는 연거푸 골대를 맞거나 아슬하게 슛이 골대를 넘어가며 인테르는 1:0 으로 패배하고 맙니다.
또한 막시 로페스와 이카르디가 또다시 만난 인테르와 토리노와의 경기에서는 막시 로페스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늘에서 벌을 내린 걸까요?
여담으로 최근 막시 로페스는
우람해진 뱃살을 자랑하며
새 여자친구와 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해당 잡지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아직 전처인 완다 나라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혼 소송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여러모로 씁쓸하군요.
네라주리가 된 이카르디, 몰락하는 명문 인테르로
여기가 그 유망한 좆망클럽인가요?
삼프도리아에서 인테르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는 1200만 유로.
희대의 쓰레기지만 이카르디를 영입한 점 하나는 칭찬할 만 하다.
13-14 시즌, 새로이 인테르에 부임한 전 나폴리 감독 발테르 마차리는 삼프도리아에서 10골이라는 준수한 활약을 보인 유망주 마우로 이카르디를 영입합니다. 여러 병크로 인테르 팬들에게는 씹어죽여도 모자랄 인물인 발테르 마차리지만, 마우로 이카르디를 인테르에 데려온 점 하나만큼은 칭찬할 만 합니다.
토히르 구단주의 부임과 함께 노쇠한 팀을 개혁하는 시기였기에, 이카르디의 영입은 신선한 새 엔진과도 같았습니다. 93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카르디는 13-14 시즌 인테르에서 리그 22경기에 출장해 9골이라는 좋은 기록을 세우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때만 해도 이카르디가 바로 다음 시즌에 득점왕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아니, 이번시즌 전반기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득점왕으로 우뚝 서며 날개를 펴다, 영광의 14-15 시즌!
2골 2어시를 기록하며 득점왕으로 시즌을 마무리 한 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대망의 이번 시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번 시즌 이카르디는 리그에서만 22골 6어시를 기록하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22골이라는 득점 수는 루카 토니와 함께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득점 1위이며, 세리에 A가 득점왕을 선정할 때 출장 기록과 관계 없이 공동수상하는 시스템이기에 단독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출장시간이 루카 토니보다 적은 것을 고려하면 득점왕으로서 그 순도는 토니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나이로 23세인 공격수로는 그야말로 대단한 기록이며, 명가재건을 꿈꾸며 리빌딩을 화려하게 하고 있는 인테르 입장에서나, 그를 바라보는 팬 입장에서나 그야말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 인테르의 미래입니다.
또한 시즌이 끝난 후 첼시, 아스널 등 다양한 빅클럽과의 이적루머를 일축하듯 당초 예상과 다르게 2019년 까지 재계약까지 해준 그야말로 효자입니다.
이번 시즌 이카르디의 활약을 설명하는 데에는 마차리의 인테르와 만치니의 인테르 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데, 제가 예전에 쓴 마차리 인테르가 좆망한 이유를 분석한 칼럼인
http://testiclechaser.blogspot.kr/2015/02/14-15.html
에서 마차리 인테르에 대한 부분을 참조해주신다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기본적으로 마차리의 인테르 전술은 후방에서 최전방으로의 볼 전개가 몹시 힘든 전술이었습니다. 때문에 이카르디 역시 한방에 오는 롱볼이나, 풀백의 크로스, 혹은 간혹 터지는 쓰루 패스를 통한 득점이라는 제한된 루트 밖에 득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위치선정이 뛰어나 골 냄새를 잘 맡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며, 양 발을 자유롭게 쓰고 좋은 슈팅력을 가진 포쳐인 이카르디 역시 이러한 전술 속에서 자신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13-14 시즌이 시작할 때 임대영입 된 파블로 다니엘 오스발도에게 활약면에서 밀리며 팬들로 하여금
"이카르디 쟤 사실 리그 10골이 한계인 녀석은 아닐까"
라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의문이 생기기에 충분했던 것이, 전반기의 이카르디에게는 분명히 여러가지 단점이 눈에 띄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전반기에 드러났던 이카르디의 단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준수한 피지컬을 지녔음에도 몸싸움을 기피하고, 공중볼 다툼 역시 소극적이었습니다. 이렇기에 로또 터지듯 나오는 롱볼로 오는 기회에서는 몸싸움과 공중볼에서 강점을 보이는 오스발도 선수가 훨씬 유리했습니다.
또한, 투톱 체제에서 타 공격수와의 연계나 투톱이 아닐 때도 다른 윙어 혹은 공미와의 연계능력이 부족했습니다. 공격전개에서 뻔히 패스 길이 보이는데도 탐욕을 부리다가 좋은 찬스를 날려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비가담이 부족했습니다. 물론 본인이 수행하는 역할에는 충실했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기위해 적절한 수비가담 능력은 필수적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마차리의 경질 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부임하자 이카르디는 한 단계 더 높은 선수로 진화하는데 성공합니다.
만치니 부임 후 이카르디는 상술했던 단점들을 눈에 띄게 개선해가며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06년 부터 인테르의 축구를 보기 시작했는데, 대략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인테르에서 이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선수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 말이 전혀 거짓말 같지 않을 정도로 후반기의 이카르디는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를 만치니가 후반기에 도입한 4312 전술과 맞물리며 일어난 효과라고 생각하는데, 부임 초기 전반기 몇 경기를 4231로 돌렸을때 이카르디의 파괴력은 실제로 4312 시절과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연계와 기회창출에 능한 셰도 스트라이커 타입의 선수인 로드리고 팔라시오와 투톱을 서고, 밑에서 공격전개를 받쳐주는 미드필더들이 가깝게 포진하고 있었기에, 훨씬 좋은 찬스를 통해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허나 단순히 전술적 변경만으로 일어난 진화는 아니었습니다. 본인의 각오와 만치니와 코치들의 좋은 트레이닝이 빚은 결과겠죠.
칼리아리 전 이카르디의 멋진 슛
위의 움짤에서 보이듯, 이카르디는 주로 자신의 장점인 좋은 결정력과 위치선정을 통해 득점했습니다. 그러나 후반기 경기들이 진행되며 이카르디는 한단계씩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좋은 피지컬을 적극 활용해 공중볼 다툼도 자주 시도하고, 몸싸움 역시 좋아졌습니다.
유벤투스 전에서의 골, 상대와의 몸싸움을 견디며 깔끔한 슛으로 득점
여담이지만 이카르디는 세리에 A 데뷔 후
모든 시즌 유벤투스를 상대로 득점한 유벤투스 킬러.
위의 유벤투스 전 득점에서 보인 모습은 예전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상대 수비수가 옆에 달라붙으면 무리하게 빠른 템포의 슈팅을 가져가려 하다가 코너킥을 만들거나, 상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볼을 잃기 일쑤였기 때문이죠.
또한 수비가담 역시 좋아져 향상된 공중볼다툼을 통해 자주 아래 라인으로 내려와 수비도 자주 하는 모습을 보였죠. 무엇보다 좋아진 것은 이카르디 본인이 찬스를 만들어 내고, 투톱 파트너인 팔라시오와 연계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 엠폴리전에서 팔라시오에게 어시스트
위의 장면은 후반기 동안 향상된 이카르디의 경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리그 최종전 엠폴리전에서 2골 2어시를 기록했는데, 위의 움짤에서 보이듯 상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쇄도하는 수비수들 사이로 완벽하게 팔라시오의 발 앞으로 볼을 패스해 줍니다.
만치니 부임 초기인 전반기 유벤투스 전에서 확실한 패스 찬스에서 오스발도에게 패스를 하지 않아 팀 내 불화를 불러왔던 모습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죠.
정리하자면, 이번 시즌 전반기 까지 이카르디는 '포쳐' 스타일이었지만, 후반기 기량이 올라가며 '컴플리트 포워드' 스타일로 진화했다는 것이죠.
중요한 점은 플레이스타일이나 전술적 역할을 변경하며 기존의 장점을 잃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카르디는 본연의 장점을 오히려 더 높게 만들며 부족했던 점들을 향상시켰다는 점입니다. 여러모로 다음 시즌이 기대됩니다.
제가 상술한 이카르디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만 보면 마치 무결점의 스트라이커 같지만, 아직 이카르디는 갈 길이 멉니다. 분명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아직 세계구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간혹 나오는 1:1 상황에서의 실수도 줄여야 하고, 다소 부족한 점인 순간속도도 향상시켜야 합니다. 연계나 수비가담 역시 더 높은 수준이 되어야 하겠죠.
그럼에도 이 선수의 어린 나이와, 좋은 멘탈(막시와의 관계를 거르고 프로선수로서의 멘탈만 보면 팀원들과 늘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고 훈련장에서도 좋은 태도로 임합니다.), 그리고 강력한 슈팅과 골문에서의 침착함을 고려한다면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새로운 선수들을 잔뜩 영입한 인테르에서의 새 시즌, 이카르디는 이번 시즌 보다 뛰어난 활약을 할 수 있을까요?
그의 어께에 인테르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요약
1. 막시 로페즈에게 우상이라던 꼬맹이가 커서 자신의 아내와 눈 맞아서 이혼.
2. 이혼 후 바로 재혼해서 세 아이의 양육권을 뺏기고 이카르디와 아내 사이에 아이를 낳음.
3. 막시 로페즈는 두 사람을 '사랑의 열병에 휘말린 사람들'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말함.
4. 이카르디는 인테르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