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재주가 없으니 그냥 쓸께요...
어제 야근 중에 와이프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어요.
참고로 제 와이프는 백인입니다.
회의 중이라 안받았더니 'Fxxk, 모카빵(가칭)!' 이러고 카톡이 오는거에요;
급하게 전화해봤더니 어떤 미친 넘이 쫒아와서 급하게 택시 잡아타고 가는 길이랍니다.
일단 집으로는 가지말고 집 근처 커피숍으로 가라고 했죠.
그리고 서둘러 퇴근하고 커피숍으로 달려갔죠.
설명을 들어보니...
길을 걷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왠 남자가 옆에 서더랍니다.
고등학생 또는 대학 새내기 정도되고 평범한 차림이었답니다.
와이프가 신호를 두번 건너 지하철을 갈까 아님 한번 건너 버스탈까 고민하는 중에 왼쪽 신호가 바껴버렸데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전면 신호를 건너고 왼쪽 신호를 또 기다리는데 그 남자가 옆에 또 서있더랍니다.
그때 이상한걸 느꼈죠.
'지하철 가는거면 왜 아까 왼쪽 신호에서 안건넜을까?'
'버스 타는거면 왜 지금 건너서 계속 가지 않고 또 왼쪽 신호를 기다리는거지?'
그래도 그냥 친구 기다리나보다 하고 다시 신호를 건너자마자 살게 생각나서 다이소로 들어갔데요.
여기저기 쇼핑을 하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그 옆에 그 남자가 있더랍니다.
화들짝 놀랐지만 그냥 티는 안내고 집은 물건을 가지고 가려는데 그 남자가 뭐라고 하더랍니다.
헤드폰을 내내 쓰고 있던 와이프는 무슨 말인가해서 헤드폰을 벗었데요.
"혹시 한국말 하세요?"
"네 아주 조금요..."
"혹시 아르바이트 하실 생각 있어요?"
안그래도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뜸 불친절하게 말할 순 없어서,
"아니요 생각 없어요."
"아니 제가 50만원을 드릴테니....어쩌고 저쩌고..."
이 뒤에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들어서 잘 모르겠다고 했데요.
그러니까 잠시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해본다더니...
"제가 50만원을 드릴테니...저랑 섹스를 어쩌고 저쩌고..."
그 순간에 와이프가 충격을 받아서,
"아니에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저 결혼했어요"
이 말만 반복하면서 서둘러 계산대로 갔다네요.(하필 어제 결혼 반지도 안꼈음;)
당황을 해서인지 누구한테 말은 못하고 계산대 줄에 서있었나봐요.
그런데 마침 그 남자가 밖으로 나가더랍니다.
갔구나 싶어서 안심하고 좀 있다가 나가려는데,
그 남자가 입구 옆에서 지하철 출구를 바라보며 서있더라는거에요;
덜컥 겁이 나서 몰래 나서서 그 남자가 바라보는 반대 방향으로 빨리 걸어가서 아무 택시나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답니다.
그 택시 안에서 저와 통화가 된건데, 전 혹시나 그 남자가 따라와서 집을 알아낼까봐 무서워서,
일단 집 말고 오픈된 공간인 큰 커피숍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가보니 혹시나 그 남자가 밖에서 볼까봐 무서워서
커피숍 가장 끝 안쪽 의자에 깊게 앉아서 노래만 듣고 있더라구요;
외국인들에게 함부러 막말 던지는 인간 말종같은 어르신들은 몇번 경험이 있었지만,
젋은 놈이 그랬다니까 더 화가나고 미치겠네요.
찾는다고 해봤자 증거도 없으니 발뺌하면 그만이라 신고해도 의미가 없을게 뻔하구요...
요즘 별 미친 사건 사고들이 많으니 더 걱정이 됩니다.
이거 뭐 회사가 머니 매일 마중 나갈 수도 없고 참...
이 얘기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게 일베랑 소라넷;
설마 이런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일까요...
아니 상식적으로 돈 50만원이면 생판 남이랑 기꺼이 잘꺼라고 생각하는 도라이가 어디있답니까;
외국인이면 다 돈 없어서 뭐든 할꺼라고 생각하나...
정말 위험한 세상인걸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