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재수할 때였나...
왜인지 유독 공부하기가 싫은 날이었죠.
우리 중에 가장 열심히던 같은 하숙집 형님이 그 날따라 왠일로 먼저 말을 꺼내더라구요.
잘됐다 싶어 그 날은 함께 땡땡이 치기로 하고 근처 DVD방으로 향했죠.
무슨 영화를 볼까...하면서 살펴보고 있는데 알바생 분이 적극적으로 하나를 추천해주더군요.
한 반년 정도 전에 엄청나게 히트쳤던,
하지만 공부하느라 결국 보지는 못했던 유명한 한국영화였는데 그새 DVD로 출시했던거에요.
그 영화는................................
'번지점프를 하다'
저흰 그 당시 공부만 하느라 이게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몰랐고,
그저 '엄청 히트쳤던 영화' 정도로만 알았던거에요.
좁은 방에 가득찬 푹신한 침대소파에 둘이 나란히 누워 기대에 가득차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한 후 곧,
영화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동시에 저흰 급속도로 어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영화는 '재밌었지만 재밌지 않았어요'.
그 후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날 때까지 혼자 또는 이성친구와 DVD방을 가는 일은 절대 없었고,
영화를 선정할 때에는 반드시 간단한 줄거리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