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와인과 함께 직접 여러가지 요리를 준비하고 일요일 아침 한산한 한강공원 잔디밭에서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죠.
와인과 함께 한달동안 간직해왔던 편지도 읽어주며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을때 용기를 내어 무릎을 꿇고 반지를 보여주며 고백을 했습니다.
"Will you marry me?"
그녀는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Yes, of course. I love you, too!"
4년을 연애했지만 열심히 준비했기에 스스로에게 정말 감동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손을 맞잡고 감동에 젖어있을때 어디선가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군요.
주위에 지나가는 행인도 거의 없었던 아침 이른 시간이었는지라 뭐지? 하며 돌아본 순간 들려온 낯선 목소리...
"자장면 하나 드세요!" 라는 소리와 함께 앞에 떨어진 중국집 전단지...
이 미친 눈치없는 바보같은 배달원 때문에 한순간에 그 뭉클뭉클했던 분위기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당시엔 정말 화가나서 "당신 뭐야? 지금 우리가 자장면 시킬 분위기로 보여요? 빨리 가세요!" 이러고 호통을 쳤지만,
4개월 정도 지나고보니, 피식하고 웃게 되네요. 어쨌든 저희에겐 평생 잊지못할 프로포즈가 되었습니다ㅋ
p.s. 제가 화가났던 이유는, 그 배달원이 다분히 의도적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저희가 있던 곳에 오려면 오토바이를 세우고 잔디밭 안으로 저희를 보며 30미터는 걸어와야 하는 거리였거든요. 물론 제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보여주며 울고 있는 모습을 다 보면서 온거구요. 음식도 다 깔려있었고 주위에 정말 아무도 없었으니 프로포즈를 하는걸 알면서도 온거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