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차 다녀온 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The Green Table 입니다.
김은희 쉐프가 신선한 계절별 재료에 맞는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미식가는 아니니 사진 편안히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먹는데 열중을 한 나머지 플리커를 신경 못 썼네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식전빵입니다. 아래의 버터를 촵촵 발라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슈가파우더 발려져 있는 빵이 좀 더 쫀득하니 맛있더군요.
안녕, 난 버터라고 한다.
에피타이저 시그니처 메뉴인 토마토 텃밭입니다. 토마토는 데친 물로 살짝 익혀 껍질을 발라낸 후 허브 소스를 입혔고,
텃밭의 보드라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견과류를 빻아 플레이팅에 사용했습니다. 토마토는 특별한 느낌을 못받았는데
밑에 깔려있는 견과류는 달콤 고소한게 맛있더군요. 저 나름은 비싼 돈 주고 간 곳이라 격식 차린다고 손가락 침발라 찍어먹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갑오징어 완두콩 허브 봉황청 이라고 명명된 메뉴입니다. 요새 오징어가 비싸다는 그분의 말씀에 따라 좀 더 가치를 느끼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 갑오징어를 완두콩 저민 소스에 찍어 먹는데 정말 부드럽고 따끈따끈하기도 한게 완두콩을 싫어하는
저도 맛있게 먹었네요. 그리고 저 주황빛 물체는 미니 당근이라고 합니다. 당근 향 정말 싫어하는데 당근 같지가 않고 쫍쪼름했습니다.
다음은 보양식으로 나온 붕장어 구이입니다. 태안마늘로 크리미한 소스를 깔았고, 의성 흑마늘로 데코레이션을 했습니다.
저 흑마늘은 마치 젤리 같은 느낌의 식감에 그런 달짝찌근한 맛이 가미돼있는... 그거슨 마치.. 홍삼젤리??
그리고 장어구이가 마늘 소스에 어울리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마늘 소스가 깊이감 있고 장어의 가시 돋힌 식감을 어루만져 주는...
아, 적절하고 허세감 있는 표현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슈퍼곡물+10가지 채소+특제소스를 곁들인 리조또입니다. 음.. 말이 리조또지 그냥 귀리덮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제 소스는 김은희 쉐프가 직접 나와서 설명과 함께 부어주더군요. 솔직히 맛으로 먹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만
몸에 좋은게 잔뜩 들어갔다고 하니 무엇보다도 열심히 먹었던 메뉴입니다. 꼭꼭 씹어서 먹어야겠죠~!
메인 디쉬 둘 중 하나인 달고기+라따뚜이 입니다. 라따뚜이의 새콤한 맛과 고구마 무스를 소스 삼아 먹는데
달고기 위에 올려진 작은 허브들이 정말 감초같은 존재였습니다. 생선과 소스를 가운데서 꽉 잡아주는 듯한?!
상당히 기름진 생선이었는데 저 허브 덕분에 담백하니 먹었습니다. 굳굳!
또 다른 메인디쉬인 한우 채끝살 스테이크입니다. 굽기는 미디움이었고, 단호박 무스와 아스파라거스를 적절히 배합해 먹었습니다.
뭐 고기는 달리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저 좋습니다. 특히 이 사진에는 안나와있지만 절단면의 그 적절한 선홍빛은
고기감성을 자극하는 그 이상의 임팩트가..!
디저트로 나온 수박 민트 라임 럼 입니다. 허브랑 꽃이 올려져있는건 수박이고, 위쪽 선분홍 빛 나는 놈은 살구 셔벗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 젤리는 장미젤리였나.. 급 가물가물하네요. 살구 셔벗이 정말 맛있어가지고 진짜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는데
그 밑에 깔려 있는 수박화채같은 부분은 그 이상의 환상이었습니다. 여긴 디저트 전문으로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마무리는 커피+차+작은 달콤이들입니다. 이것들은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덕분에 시간도 적절히 보냈습니다.
저 당당한 풍채를 보라! 대구 촌놈의 허세질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세상을 밝게 보는 긍정인이니 평가에 대한 취향 차이는 고려해주시고 봐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