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디아블로 스토리에 불만이 나타나는 원인은 스토리 자체의 결점도 있겠지만, 게임 전체적으로 가벼워보이는 분위기가 한몫을 하는것 같습니다
전작은 최종보스의 자취를 따라간다는 설정부터가 굉장히 고전적이지만 이번작은 모든 스토리, 이벤트들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철저하게 1인칭으로 진행되는 전작과 달리 아바타가 적극적으로 설화에 개입하는 디아블로3에서는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감정이입할 여지를 그닥 남겨놓지 않죠
이런 점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상상력을 펼칠 가능성을 모조리 닫아두는 결점이 있는데
중요한건 블리자드가 어째서 이렇게 만들었는가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방법은 전혀 새로운게 아니며, 프로들이 산더미처럼 모인 블리자드가 그런 단순한 사실을 모를리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회적인 표현방법은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사람이 아니면 덤덤하고 지루하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10대들은 보고싶은것, 듣고싶은것 모두 손만 펼치면 얻을수 있는 세대입니다. 수업 끝나고 하교할때까지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기대할 수밖에 없던 세대와는 많이 다르죠. 저들에게 '어둠의 방랑자가 여행하며 여기저기 피폐하게 만드는 과정을 상상해봐' 라고 하면 그대로 잠들겁니다. 루트 골레인 궁궐을 난자하는 모습을 말로 듣고 상상하기보단 직접 보여줘야 하고, 자신이 직접 세계관을 찾아보기보단 추종자가 쫒아다니며 세계관에 관한 설명을 종종 들려주어야 합니다
어느 게임이나 이왕이면 장래 구매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는 10대 유저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블리자드의 이런 제작방식은 어쩔수 없었을겁니다. 스타2 역시 마찬가지구요 (물론 표현 가능한 기술이 발전한것도 있지만)
단지 액트3이 끝나도록 언급되지 않아 존재감이 희미한 최종보스와, 필요없는 잡담으로 무게를 떨어뜨리는 보스들은 아무리봐도 아쉽긴 합니다. 개취지만 전작의 낮은 목소리에 근육질인 디아블로가 더 압도적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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