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널부러져 있던 어느날
티비에 잘생긴 연예인이 나온다
인피니트의 엘이었다
티비를 보는 츄푸덕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여전히
만신창이처럼 널부러져 있다
츄푸덕이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보곤
티비화면과 날 번갈아서 쳐다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난데없이
내 앞으로 와서는 물어본다
너 왜 내 남편이양?
이게 뭐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츄푸덕은 멈추질 않는다
너 왜 이렇게 생겼어?
너 왜 저렇게 안 잘생겼어?
왜 잘생길 생각을 안해봤어?
혹시 정신병 걸리면서
얼굴도 병에 걸렸어?
츄푸덕이 속을 박박 긁어놓는다
그러나 여전히 멈출 줄 모르는 츄푸덕
살은 왜 이렇게 쪘어?
못생겨놓고 어떻게 당당할 수 있어?
햄최몇?
머리카락은 안전해?
어차피 못생긴 김에 수염 좀 뽑아도 돼?
츄푸덕의 신들린 디스에
나도 잠깐 버럭해본다
그랫! 못생겼다 왜!
네가 자꾸 나 놀린다고
마이피 사람들한테 다 이를거당!!
그러자 츄푸덕의 반박
으휴 못생겨가지고
마음씨도 못생겼네
그러니까 머리카락 빠지지
잘 때 수염이랑 콧털이나 뽑아버려야겠당
서럽당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