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적어봅니다.
익명으로 된 루리웹에 가끔 글쓰기에 마음이 편해서 좋습니다.
토요일 아침 갑자기 강아지가 뒷다리에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병원에 입장을 하니 강아지가 불편하게 걷기 시작하더라구요.
그걸 본 의사는 가볍게 "삐끗"한거라고 하고, 그래도 아침에 이상해서 검사 안 해도 되냐니깐
원래 이렇게 삐끗한 강아지는 몇 일동안 다리에 힘고 걷는게 좀 이상하지만 몇 일지나면 멀쩡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진료 후 뭔가 딱딱하지만 잘 걸어다니더라구요. 저 역시 의사가 그렇게 말하니 "삐끗"한 휴유증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이 되니 강아지가 서질 못하더군요....
병원에 다시 찾아가니 못 서는 강아지를 보고 디스크라고 합니다.
강아지 허리 디스크의 걷는게 가능한 단계부터 하반신 마비가 되는 단계가 있는데
이 중 걸을 수 있었던 어제는 골든타임의 치료 적기였다는건데....
그냥 "삐끗" 한거라던 의사의 말로 , 조치의 최적기인 토요일의 시간을 날렸다는 사실이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토요일에 검사를 해서 디스크 확정이 나왔다면 빠른 조치를 취했을 텐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픔니다.....
디스크 판정을 받은 일요일 점심 큰 병원에 전화를 하니 월요일에나 가능하다고 일요일은 간단한 조치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황이 되어버리니
토요일에 진료를 한 의사를 원망하게 되더군요....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제 잘못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이 오니 전문의라서 돈 내고 시간내고 찾아 온 건데 라는 원망하게 됩니다.....
강아지는 제 상태 혹은 행동에 이상한 조짐을 느끼고 저를 위로하겠다고
하반신 마비가 되어 아픈 몸을 질질 끌고 다가와 햝아주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잘 햝아 주는 강아지가 아닌데 제가 힘든일이 있을 때 마다 저를 햝아줍니다.)
사실 다 제 잘못입니다.. 토요일 조짐을 본 순간 뒤도 안 돌아 보고 큰병원을 갔어야 하는데...
일요일 마음이 안 좋아 글을 쓰게 됩니다. 사실 전문의 분도 제 갈 곳 없는 책임 회피가 선택한 한 풀이 같은거죠....
사실 제 자신이 가장 원망스럽고 강아지에게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