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우드[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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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잡담ㅇ] 어떤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 (2) 2012/10/05 PM 10:49

 소년은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가 이웃에 산다거나 아니면 학교의 짝꿍이라거나..
 그런 접점은 없었고 단 하나의 접점이 있다면

 '교회' 

 소년과 소녀는 같은 교회의 같은 기수였습니다.
 단지 그것뿐 크게 친하거나 좋아하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소년은 오히려 다른 소녀A를 좋아했습니다.
 소녀A는 시원한 미모에 활기찬 성격이 매력적이었지요
 소년은 소녀A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긴다고 장난감으로 된
 거미라든지 뱀이라든지로 S틱하게 자신의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소녀A에게는 짜증나고 귀찮은 일이었으며
 소년 자신도 따, 딱히 좋아하는 거 아니라능
 ...같은 중2병틱한면이 제법 있었다고 봅니다.

 한편 소년은 지조가 없는지 소녀B도 좋아했습니다.
 소녀B는 남을 참 잘 챙겨주는 착한 소녀였습니다.
 그런 소녀B에게는 딱히 괴롭히거나 츤츤거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째서인지 소녀B에게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소년은 처음 말했던 소녀에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유가 없었습니다.

 좋아지게 된 원인...

 이를테면 반찬이라도 만난 걸 준다든지 생일 선물이라도 받았다던지..
 아니면 교회의 흔한 마니또가 되어 자신을 챙겨줬다든지..

 그런 원인이라도 있었으면 이해가 될 텐데..

 좋아하는데 이유따위가 없었어요.

 ...

 소녀가 예쁜가?

 소년은 자문했고 결론은 괜찮다
 네, 소년은 지금 생각해봐도 눈이 높습니다.
 사실 다니던 교회 여자애들 수준이 밖에서 흔하게 보는 여자애들의 평균대비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음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되겠습니다.



 소녀는 안경을 썼고 다소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졌지만
 그것이 심하거나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 비해 눈에 띄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다리도 예쁜 것 같네요.

 여하튼 소년은 소녀가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소년은 내성적이라서 고백은 커녕 관심있다고 츤츤거리지도 못했습니다.

 ...병신같은 놈이네요


 그런 소년의 풋사과 같은 사랑이 미처 익기도 전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같은 것을 끝내고 동기가 옹기종기
 누군가의 집에서 밤을 지새던 중...

 "진실 게임 하자"

 ...진실 게임은 악마의 게임입니다.

 몇차례의 순배가 돈 후 소년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순진한 소년은 분위기에 취해 있노라 하였고

 - 이중에 있습니까?

 다들 앗싸~~~하는 분위기에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소녀를 지목하였고

 소녀는 굉장히 당황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잊고 싶은 소년의 기억에 소녀는 이미 사귀고 있노라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크리스마스 날 밤에 들어야 했지요



 그런데 소녀의 남자친구라는게 소년에 비해 너무 잘났어요...

 엄친아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우연찮게 소녀를 보고 한눈에 반한 순정남인 모양이네요.

 매일같이 소녀의 학교를 찾아왔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꽃까지 챙기는 로맨스 남이네요


 아아, 소년은 표정을 관리했지만...
 모르죠. 다른 사람이 봤을때는 어떤 표정이었을지....

 소년의 잊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그날이 가물거립니다.

 집에 가야겠다며 집에 갔을지...
 아니면 그냥 웃고 그날 밤을 그대로 거기서 지새웠을지...


 이후, 소년과 소녀는 어색해졌고...

 소년은 그것이 자신의 풋사과 같은 첫사랑인데
 다른 사람만큼 심각하거나 아프지 않다고 위안을 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한번씩 생각나서 

 "으아아앙아아앙" 

 거리면서 바닥을 뒹굴고 싶게 하는
 그런 소년의 순진했던 옛 추억입니다.



 ....

 ....

 ....


 나, 나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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