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피에 수 차례 남긴 것처럼 나는 폭등 국면이 비정상이라 생각하고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었다.
비트코인도 이해를 할 수 없어서 투자 하지 않았었다.
대신 배운게 도둑질이라 대학원 때 전공을 살려 주식투자를 꾸준히 해 왔고 어느정도 상담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다.
가까운 사람들 중 이러한 나에게 주식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동산에 대해서는 내가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다 보니 잘 묻지 않았다.
그 중 한 선배는 지난 여름 서울 모 지역의 대장 아파트 중 하나를 영끌로 매수 했는데 어제 술 한 잔 마시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오늘 그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그 선배에 대해 대략적인 부분을 말 하자면 40대 대기업 과장이고 형수는 공기업 계장이다.
나이는 선배닌 40대 형수는 30대 후반이고 부부 합산 소득은 세후 약 1억 4천 정도이다.
세후 이므로 이들의 월 순 현금흐름은 약 1,200만 원인데 유치원 다니는 자녀가 하나 있고 이 아이를 돌볼 가사도우미와 영어유치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하면 약 8백만 원으로 생활을 영위한다고 할 수 있다.
20억에 달하는 아파트 구매는 본인이 가진 현금 8억, 부모에게 증여 받은 5억 그리고 남은 금액은 대출로 마련 했는데 40% 규제지역이었으므로 사실상 잔여 부족분의 전부를 담보대출로 받았으니 대출은 7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여타의 생활비 지출을 제하면 7억에 대한 대출로 고정지출을 따질 수 있는데, 현재 금리가 5%정도 적용 받지만 계속 늘어난다고 하니 23년도 예상 이율을 6%로 잡고 계산해 보겠다.
7억에 연대출 이자 6%를 적용하면 연 이자는 4,200만 원이고 월로 따지면 매달 은행이자만 350만 원이 나간다는 말이 된다.
원금도 넣어야 겠지만 편의 상 이를 제하면 월 8백만 원에서 절반에 가까운 350만 원이 이자로만 나가니 이들 부부는 남은 생활비 (교통, 통신, 보험, 연금, 식비 등)을 남은 450만 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이 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는 그 사람의 생활 수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백 만원을 버는 사람에게 2백만 원은 큰 돈이지만 5백을 벌던 사람이 4백을 받게 되면 큰 충격이 따르게 된다.
아무튼
이 선배가 매입한 아파트는 매입 당시 30평형 기준 약 20억 초반을 형성 했는데 최근 급매로 18억 가량에 몇 차례 거래가 됐다고 한다.
그의 고민은 장기적으로 집이 오른다고 가정하고 대출금을 빨리 갚는 것이 나을 지 아니면 하락할 것이 자명하니 손실 최소화를 위해 빠른 매매나 전세를 주고 대안을 찾을지에 대한 것이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현재 추세와 과거 사례를 보면 나는 매매를 권유하고 싶다고 했다.
적어도 전세를 내 주고 대출금을 상쇄하고 상황을 볼 것을 권유 했다.
그 이유는 결국 현금흐름 때문이다.
만약 집값 하락 추세가 딱 3년만 더 간다고 가정해 보자
20억 아파트가 그때까지 완만한 하락을 통해 15억이 됐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20억 아파트를 자기자본 13억 + 은행 대출 7억으로 매입 했다.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은행은 다음과 같은 압력을 가한다.
떨어진 집값 만큼 대출 원금 상환을 압박하는 것이 1번
그리고 오르고 있는 금리만큼 이자를 물리는 것이 2번이다.
만약 은행이 매년 1억씩 원금 상환을 요청 한다면 이 선배의 대출 상환 자금 조달은
1) 전세를 내주고 그 차이로 지불
2) 신용대출을 통해 지불
1)이 합리적일 것 같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세도 쉽지 않고, 전세를 내 주더라도 결국 본인도 살 집을 구해야 하니 금야ㅐㄱ 맞추는 것이 녹록치 않다. 따라서 2번으로 할 확률이 높은데 지금 금리에 회수가 불가능한 은행돈을 내는 것도 어렵다.
은행에게 상환하는 1억은 그냥 은행이 가져가는 것일 뿐 내 집값을 상쇄하지 않으니까
따라서 선배는 1억을 약 5~7% 금리로 대출 받아 주게 되는데 여기에도 이자가 붙으니 7억의 대출금은 다음과 같이 재편된다.
7억 중 대출 잔여 6억 (주택담보대출)
3천 6백만 원
1억 상환을 위한 대출금에 대한 이자
700만 원
이자 합계
4천 3백만 원
즉 앞서 초기 대출금 7억의 대출이자보다 백만 원이 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몇년 반복되면 그 만큼 회수 불가능한 대출이자가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다 운이 좋아서 5년, 혹은 10년 뒤에 집값이 지금 가격으로 회복 또는 오른다고 해 보자
그래도 문제다
이미 그 기간동안 이 선배는 최소한 매년 약 4천만 원가까운 이자를 지출하므로 5년이면 2억을 이자로 날리는게 되고 그 기간 오른 인플레를 생각하면 집값은 지금 20억 보다 한 참 높아져야 한다. 각종 세금도 무시 못하기 때문이다.
즉 벼락거지를 탈출하려고(그 전에도 은평구에서 잘 살았으면서) 영끌은 아니지만 대출 받은 선배는 지금 단단히 꼬였다.
부동산의 호흡이 길어서 잘 못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주식만 해도 삼전 8~9만원에 물린 사람들은 나중에 오를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어도 지금 지옥에 산다.
하물며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부동산은 망므 고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자라는 현실이 당신의 가처분 소득을 갉아 먹기 때문이다.
어제 난 그 선배에게 위로와 함께 술값을 지불해 줬다.
미안 하지만 드디어 내가 집을 살 시기가 다가오는 것 같다.
그 속도가 문제일 뿐.
20억 영끌한 그사람은 소득이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전세를 내주든 팔든 양자택일을 하는게 금전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이긴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