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가게에 거의 매일 아침 오시는 여자 손님이 있다.
항상 트레이닝복 차림을 하고 찾아와서는 커피나 물을 사가곤 하는데, 어젠가... 커피를 사가면서 "생각있으면 연락 주세요" 라며 명함을 주고 가는 게 아닌가.
명함을 보니 레크리에이션 강사라고 되어 있었다.
버릴까 하다가, 일단 지갑에 명함을 넣어두었는데...
그리고 조금 전에 다시 와서는 캔커피를 하나 사고는 계산을 하면서 "왜 연락 안 하세요?" 라고 하는 거다.
"아니 딱히 연락 할 일이 없어서요."
라고 하니 "인상이 편하게 보이시고, 같은 동네에 있으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명함드렸는데..." 라고 말 하는 손님.
그러고는 자기 전화기를 내밀며 "전화번호 찍어주세요." 라고 해서 "그건 좀..."
그랬더니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에이 저 이상한 사람 아니예요. 전화 번호 찍어주세요." 이러길래 "전화 번호 함부러 가르쳐주기 좀 곤란해요." 라고 답했다.
"바쁘세요?"
라길래, 바쁘다기 보다는 그냥 다음에 가르쳐드리겠다 말하고 한 5분 정도 이런저런 잡담 좀 나누다가 "내일 또 올게요. 전화번호 꼭 가르쳐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나갔다.
5분 정도 대화를 나누면서 그 손님에 대해 알게 된 건 나랑 같은 O형(내가 물어본 게 아니다)에 86년생(나보다 8살이나 어려!!)이고 아직 미혼이며 초,중,고등학교를 어디서 나왔는가 하는 거였다. 생각해보니 그 5분여동안 그녀는 내게 자신의 정보를 참 많이도 알려주고 갔다. ㅎㅎㅎㅎ
내일 또 오면 뭐라고 변명을 하고 전화 번호를 안 가르쳐주나... 싶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