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유럽의 사형약물 공급 제한 조치로 미국이 사형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하이오주에서 사형수에게 처음으로 주입한 대체 약물이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오하이오주 교정국은 16일(현지시간) 1994년 임신 7개월의 20대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데니스 맥과이어에 대해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참관인들은 처형 절차가 15분간 진행됐으며, 맥과이어가 사망 판정을 받기 전 10분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온몸을 떠는 등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사형수가 고통을 호소하자 그의 자녀와 며느리는 울부짖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맥과이어의 사형 집행에는 진정제인 미다졸람과 진통제인 하이드로모르폰을 섞은 혼합제가 사용됐다.
미국에서 사형은 진정제인 펜토바르비탈을 주사한 다음 근육 이완과 마비 효과가 있는 약물을 투여하고 염화칼륨을 이용해 심장을 정지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의 공급 제한 조치로 미국 내 펜토바르비탈 재고가 지난해 9월 바닥을 드러내자 오하이오주는 사형 집행을 미루고 다른 약물 사용을 적극 검토해왔다.
이에 변호인단은 펜토바르비탈을 대체하는 미다졸람이 고통을 유발하는지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 집행에 반대했지만, 결국 오하이오주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맥과이어가 고통 속에 숨을 거두자 학계 등 사형 폐지론자들 사이에서는 "사형수가 신약의 실험대상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수면 마취와 진통 효과가 검증된 프로포폴을 대신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지만, 미국에서 사용되는 프로포폴이 독일에서 수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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