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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누리웹에 절교버튼이 생긴 날 (5) 2015/08/23 AM 06:17
주의 : 누리웹은 가상의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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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웹은 인터넷 커뮤니티다. 나는 누리웹의 평범한 이용자였다.

그러던 어느날 누리웹에 '절교'이라는 버튼이 생겼다. 추천버튼과 비슷하게 한 아이디당 한번만 누를 수 있게 되어있었으며, 추천버튼과 다르게 눌러진 사람은 카운터를 볼 수 없고, 오직 누른 사람만이 눌렀을 당시에만 카운터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버튼은 게시물에 대해서 있는게 아니라, 각 유저에 대해서 존재하는 버튼이었다. 그리고 이 버튼을 누르면 누른사람은 눌려진 사람의 글이 전혀 보이지 않게되었다. 즉, 표면적으로 절교버튼은 개인적인 유저밴 기능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특이한 기능이 하나 더 있었는데, 절교버튼이 눌러진 사람에게도 누른사람의 글이 보이지 않게된다는 것이었다. 즉, 누른사람은 눌려진 사람과 말 그대로 어떠한 직접적인 대화도 나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 버튼은, 한 번 누르면 취소가 불가능했다. 물론 충분히 주의깊은 확인창과 비밀번호 재확인 같은게 떴기 때문에 실수로 절교버튼을 눌러버렸다라는 말은 있을 수 없었다. 고양이라도 키운다면 모를까.

처음 이 버튼이 생겼을 때 수많은 누리웹 사용자들은 환호했다. "이제 똥짤러를 보지 않아도 돼", "이제 정보게시판에서 애국보수 찌라시를 보지 않아도 되는거구나!", "지긋지긋한 글유머 달리는 인간들, 잘가라! 너희들은 절교다", "이제 뜨또를 보지 않아도 돼!" 같은 글 들이 올라왔다. 수많은 유저가 절교당했고, 절교했다. 기본적으로 사정게는 절교전용 게시판이라 보일 정도였고, 정보게시판은 절교당한 사람들의 소굴이었다.

조금 더 나아가서 회원들 사이에는 절교추천 리스트 같은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평소 어그로를 끄는 글들이나 정치성 글들을 자주 올리는 사람들의 아이디로의 링크가 꽉 차있는 리스트였다. 물론 그 리스트를 올리는 아이디들은 절교당할걸 무서워해 전부 세컨들이었지만. 실제로 그 리스트에 올라와있는 아이디를 절교해보면, 절교 카운터가 가볍게 네자리를 넘어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절교버튼이 생긴 이후로 누리웹에는 표면적 평화가 찾아온 듯 했다. 절교추천 리스트에 올라온 어그로들과 정치적으로 심하게 편향된 사람들의 아이디와 절교해놓고나면, 보이는 글들은 대부분 중도적이고 온건한 글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리웹은 수많은 보기싫은 것들을 스스로 보지 않는 방법으로 유지되었다. 어그로나 심각하게 편향된 글 들은 대부분 관심을 먹고 자라는데, 관심을 주는 방법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방법으로 이것이 완성된 것이었다.

이걸로. 누리웹은 어그로 청정지역... 이 되는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날, 누리웹 이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인 '항국'에서 최악의 사건이 터졌다. 여객기가 추락했던 것이다. 순식간에 인터넷은 그 이야기로 뒤덮혔고, 음모론과 추측이 난무했다. 그건 누리웹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날의 누리웹은 절교로 뒤덮혔다.

나 역시 그 날 수 많은 사람들과 절교했다. 음모론자들과 절교했고,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을 하는 사람들과 절교했다. 그리고 내 앞에 보이는 게시판은 정말로 휑한, 별 관심도 두지 않은 사람들의 글들만 드문드문 있는 게시판 뿐이었다. 신물이 날 정도로 짜증난 나는, 누리웹을 탈퇴하기 위해서 회원정보 페이지의 회원정보 관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놀랐다. 회원탈퇴 버튼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절교버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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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자마자 바로 정게클릭해서 절교버튼이 어디있나 찾아봤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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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필력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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춫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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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쓴 소설이군요. 압니다. 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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