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은 나이에 연애도 한번밖에 못해봤지만
한번이라도 해본게 어디냐며 지금은 독거노인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나도 생에 한번 헌팅이란걸 당해본적이 있었으니...
고2때였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DDR에 빠져 중학교때 어울리던 친구들과 매일 방과후 오락실에 출석을 했다.
학교는 다들 달랐지만 마치고 오락실에 가면 항상 녀석들이 게임중이거나 찾아왔다.
휴대폰도 없었고 삐삐는 소위 잘나가던 애들이나 썼던지라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했다.
몸치박치지만 수많은 코인을 투입해가며 친구들과 열심히 했었고 결과 SSR 싱글 모드는 올클해보기도 했다.
(2-3년전에 정발 됐다길래 옛추억에 잠기며 시도했다가 순삭당한 이야기도 있... 나도 늙었군)
아무튼 그렇게 매일 방과후 학원이라도 다니듯 오락실을 오가던 중... 어느날이었다.
왠 여자애가 말을 건다. 가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구경하던 girl들에게 대시를 받기도 한다던데 그게 이건가?!
근데 난 아닐거다. 친구들중에서는 못하는 편이었고, 잘생긴놈은 따로 있... 는데 나라고?
뭐지... 싶은데 자기 친구가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며 어디론가 끌고 갔는데... 왠 애기가 있다.
작고 귀여운 동물이랄까...
남중,남고를 나오며 여자라는 생물과 담을 쌓고 지내던 중에 아는 여자애가 생겼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녀석이 중1짜리였다는 것. 지금에야 4살차이는 그게 뭐? 지만; 학생때의 4살은... 어마어마한 거였다.
그당시에도 4살차이는 궁합도 안본다며 부러워하는 녀석들도 있었고 키잡을 하라는 녀석도 있었고...
원조교제(사실 본인은 심각한 노안으로 인해 중2때인가 중3때부터 교복을 벗으면 성인취급을 받았다)하냐는
얘기도 있었다. 고백도 받았지만 그건 보류하고 잠시 어울려 지내기도 했는데...
수능날이 지나고 연락을 끊자고 했다. 나도 이제 고3이니까 공부를 해야해. 라며,
지금 생각하면 뭔 개소리를 했나 싶지만 당시의 나는 매일 오락실을 다니면서
집에서는 범생이 역할을 강요받았고 실제로 집에서만은 그랬다.
그녀석은 울고불고 난리를 치더니 딱 연락이 끊겼다.
독거노인인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날 때려주고 싶지만 어쩔수없다.
==========================================================================
당시 유행하던 유!세이!위!세이!클럽에서 그녀석의 친구에게 물어봤다.
걔가 대체 왜 날 좋아하냐고,
말하면 안되는데... 라는걸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걔가 원숭이를 좋아해요." 원숭이를 좋아해요... 원숭이를 좋아... 좋아해요. 원숭이를...
고등학교때 별명이 제몽이었다. 어떤 녀석이 붙였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제팬몽키의 줄임이란다.
생긴게 원숭인데 J-Pop을 좋아해서 붙은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