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사진 - 샤를리 에브도 테러 당일의 만평
두번째 사진 - 14일 최신간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
‘모두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
13일자 신문을 읽던 중 인상 깊은 칼럼을 발견하여 같이 나누고자 올립니다.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아메드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숨진 경찰관 아메드다. 샤를리는 나의 신앙과 문화를 조롱했다. 하지만 나는 샤를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었다.”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숨진 무슬림 경찰관에 대한 한 무슬림의 트윗이다. 끝 문장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함을 말한다. 하지만 첫 문장은 자신의 신앙을 조롱하는 행위에는 동의하지 않음을 말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예언자 마호메트가 카메라 앞에 벌거벗고 엎드려 “내 엉덩이 마음에 들어?” 라고 묻는 만평을 게재했다. 이들은 모든 권위에 도전함을 모토로 교황도, 자국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풍자했다. 이들의 표현의 자유는 옹호해야 한다. 타인의 의사 표현을 이유로 테러를 가하는 것은 문명세계에서 정당화할 수 없는 행위다. 하지만 이들의 표현방법이 현명했는지에 관해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들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무슬림의 반대시위 권리를 옹호했다.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 성차별에 대한 책임을 마호메트에게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그렇다면 가톨릭의 중세 마녀사냥에 대한 책임은 야훼 또는 성모 마리아에게 물어야 하나? 고대 중근동 사회를 배경으로 성립한 종교들이 전근대적 요소를 품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버드대 스티븐 핑커 교수는 구약엔 폭력적?차별적 요소가 많지만 근대 계몽적 인도주의에 적응한 현대 기독교는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 예를 들며 종교는 인간사의 지적?사회적 흐름에 반응한다고 분석한다. 7세기에 쓰인 코란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근대적 변용이 지체되고 있는 후진성의 문제 아닐까. 그렇다면 비판의 타깃은 시대착오적인 근본주의 종교지도자와 권력자들일 것이다. 타깃을 정밀하게 좁혀 이들을 고립시켜야 하는데, 반대로 20억 무슬림 일반을 자극해 위 트위터리안 같은 온건한 이슬람 세력을 고립시키는 것이 현명한 전술일까.
버지니아대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인간은 합리적 추론보다 도덕적 직관에 의존하는데, 미국 진보세력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발달시킨 도덕성 중 자유?배려에만 치중하고 정당한 권위?고결함?소속 집단에 대한 충성심은 무시해 지지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의 도덕감정을 모욕하는 것보다 상대도 공감할 만한 부분을 넓혀가는 것이 현명하다. 샤를리 에브도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68혁명의 후예다. 그들은 저항의 목적인 휴머니즘보다 저항 그 자체를 더 신성시하는 근본주의에 빠진 것은 아닐까.
위 글은 2015년 1월 13일 화요일 중앙일보에 게재된 칼럼이며 저자 문유석 씨는 인천지법의 부장판사라고 합니다.
주장하는 바가 아무리 옳고 좋아도 전달방식이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 가치가 빛이 바랜다 란 생각이 드네요. 풍자의 칼날은 날카롭고 예리하게, 감히 찌르기 힘든 곳을 명쾌하게 찔러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만 좀 더 완만하고 지혜로운 방식에 대해서도 고려했었으면 싶네요.
그리고 위 글의 논지와 일치하진 않지만 읽고나서
문득 요즘 인터넷 댓글 문화에 대해 생각한 바가 있네요.
흔히 넷상에서 다른 이들에게 쓴 소리나 욕설, 비난을 서슴없이 날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우리 역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를 비난하려고 할 때, 혹은 다른 사람들이 누군가를 비난할 때 우리는, 혹은 그들은 어떠한 목적을 위해 비난을 하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무언가를 옳지 않다고 보고 이런 의사를 개진하기 위해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저 내면에 고여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배설, 해소하고자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우리가 그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남에게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또한 내 말에 대해 경청해주길 원하고 상호간의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원한다면 적어도 기본적인 예절은 지켜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다른 이를 설득하고 서로 공감하는 것은 예의와 노력, 시간이 필요하며 난이도가 어렵지만 상대를 모욕하고 근거없이 비방하는 것은 아무 준비도 필요없고 지극히 쉬우니 인터넷이나 현실 생활에서 쉬운걸 선호하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욕을 하고 헐뜯는게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네요(특히 다혈질적인 한국인들의 사회에선 더더욱).
전 그래도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던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어렵더라도 부디 건전한 방식을 다들 지향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저 비난하기 위한 비난은 좀 지양됬으면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예절좀 지켰으면 좋겠구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