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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대세 동참 탈영병 이야기 (0) 2017/10/31 PM 05:51

(지루하고 자극적이지 않음)

 

제가 복무할 동안 대대에서 탈영한 군인은 0명이었습니다.

다만 바로 옆 대대에서 탈영을 세번 했는데 전 운이 좋게도

탈영병 수색을 위한 병력 차출같은 것도 단 한번도 안걸렸었죠.

 

 

저희 포대에서 탈영병이 나온건 제가 전역하고서 4달 후였는데

그걸 어떻게 들었냐면 전역을 하고서도 제가 제법 후임들이랑도

연락을 종종 했고 부대 방문도 할만큼 나쁘진 않게 나와서지요.

 

 

하여간 제가 전역할 당시 이제 일병 막 달았을 후임 중 한명이 

탈영한 이유를 나중에 듣기론 제가 봤을 당시부터 심하게 얼타고

심약하기까지 하던 그 친구의 선임이자 분대장이 제 8달 아래 

후임이었을텐데 하여간 그 놈이 엄청나게 괴롭히고 갈궈서 

결국 야간 근무 중 총을 든 상태로 복귀를 안하고 도망쳤다더군요.

 

 

탈영을 곧바로 알아차리고 사색이 된 포대 인원들이 주변을 샅샅히 

뒤지니까 근무 교대하는 길목의 버려진 소초에서 울고 있었다던데

탈영한지 1시간 안에 찾았다곤 하지만 총을 든 상태로 탈영해서

처분이 어찌될지 지켜봐야 알 일이라고 당직서던 후임이 말해주는걸

듣고 이미 전역해서 내 일은 아니지만 탈영했던 그 친구나 

다른 포대원들이나 안됬고 고생한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그리고 그 탈영한 후임을 갈궜던 분대장은 사실 저한텐 좀 신세를

진 친구였는데 걔가 제 동기가 밖에서 게임잡지좀 사오라고 한걸

사오고서도 돈도 못받고 차마 돈 달라고 말도 못꺼낸다는걸 듣고

동기한테 요즘 부대 분위기 뒤숭숭한데 너 그러다 잘못하면 큰일난다

하고 넌지시 말해서 돈 받게 해줬더니 나중에 고맙다고 했었거든요.

 

 

그 친구가 제가 나가고서 분대장을 맡았다는게 조금 신기했었던게

그 친구도 사실 답답하고 어리버리한 축에 속해서 욕을 먹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욕을 먹은 인간이 자기 후임을 또 못살펴줘서

탈영하게끔 만들었다는것이 찝찝하고 씁쓸하더군요.

 

 

나중에 그 탈영한 친구는 어떻게 됬는지는 못들었지만 

그 분대장은 이후에도 더 찔려서 결국 영창갔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그게 그 친구의 업이었겠죠. 

제 군대 생활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었고 그래서 아주 재밌는 일화

(당시엔 토나왔을)같은건 별로 없지만 소소하게 기억에 남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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