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 얘긴 아닌데 아파트 후문쪽으로 주말 낮에 나가다보면
가끔씩 후문 바로 앞에서 핸드카트같은것에 잡동사니들을 담고
끌고다니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몇번씩 지나가는 저나 다른 사람보고
이것좀 끌고 조금 안쪽의 언덕 위로 가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아파트를 나가는 길에 마주치는데 가던 길을 되돌아서 짐좀 옮겨달라고
부탁하는걸 들어주는건 사실 별로 유쾌한건 아니지만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딱히 지저분하거나 아주 힘든것도 아니라서 보통 도와드리곤
했는데 이 할머니를 몇번쯤 보다보니 뭔가 찝찝한 점이 있더군요.
본인이 스스로 짐을 끌고 올라가다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후문쪽 가게 앞에서 도와줄법한 사람이 지나가는걸 기다리다가
도움을 요청하는데 처음부터 본인이 짐을 옮길 생각은 없는것 같아요.
성격이 딱히 괴팍한 사람은 아닌듯하고 또 짐을 옮겨다주면 고마워하시긴
합니다만 너무 반복적으로 여러번 같은 곳에서 일방적으로 도움만을 구하니
뭔가 지긋지긋해지는것도 있고 또 제 경우엔 항상 단지를 나갈때마다
마주치니 짐을 끌고 되돌아갔다가 다시 나오기도 좀 좋진 않구요.
몇번인가를 그냥 바빠서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고 지나치려다가도
쩝 뭐 대단히 민폐가 되는건 아니니까... 하면서 도와드리곤 했는데
이번해 언제쯤인가부터 아예 안보이더라구요.
밖에 다니기가 힘들어져서 그런건지
어디론가 이사를 가버린건지
아님 가족 누군가가 말려서 그만둔건지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전에 별 시덥잖은 일들이 문득 생각나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마이피에 풀어놓고서 다시 잠을 청해보려합니다.